주가 급락하고 이익 급감…1주년 기념도 조용히 넘어가

'젊은 피'로 주목받은 카카오의 임지훈(36)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았지만 기대와 달리 초라운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최고경영자(CEO)의 대표적인 성적표인 주가와 이익이 모두 추락했다.

특히 라이벌로 꼽히는 네이버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이용해 '카카오 드라이버' 등 온라인·오프라인 연계(020) 사업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지만 큰 수익으로 연결하지 못하고 핵심 수익원인 온라인 광고는 침체가 깊다.

30대 젊은 나이에 IT공룡으로 주목받은 카카오를 이끌기에는 역부족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25일 ICT(정보통신기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의 처지는 실속이 없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올해 2분기 매출이 3천765억원으로 작년 동기와 비교해 66.2% 늘었고 영업이익(266억원)으로 132.8% 뛰었지만 순이익(132억원)은 반대로 38.0%나 급감했다.

올 2분기에 처음으로 실적이 반영된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제외하면 이익은 더 크게 줄어든다.

로엔은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인 '멜론'을 운영하는 업체로 올해 1월 카카오에 인수됐다.

멜론은 올해 2분기 905억원 어치의 음원을 팔아 카카오의 콘텐츠 플랫폼 매출의 47.5%를 단숨에 장악했다.

카카오 드라이버와 카카오 헤어샵 등 020 사업은 시장 점유율과 인지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지만, 수익에 기여하지지 못한 상태다.

카카오는 계속 카카오파킹, 카카오홈클린 등 새 020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라 마케팅·운영 비용의 증가가 불가피하다.

여기다 신사업 확장의 '실탄'을 마련해 줘야 할 핵심 수익원인 광고는 위축됐다.

2분기 광고 플랫폼 매출이 PC 등의 부진이 겹치면서 1천36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2.1% 감소했다.

포털 경쟁사인 네이버가 모바일 광고 약진으로 올 2분기에 전년보다 29.4% 성장한 7천229억원의 광고 매출을 올린 것과 대비되는 구절이다.

임 대표는 이처럼 '신사업의 불확실성'과 '주력 영역 부진'이라는 양대 근심에 대한 해결책도 마땅히 내놓지 못한 상태다.

카카오는 지난 23일 임 대표의 취임 1주년을 별도의 대외 홍보 없이 조용하게 보냈다.

작년 9월말 12만5천원대였던 카카오의 주가는 취임 1주년인 23일에는 8만3천600원으로 약 33.6%나 떨어졌다.

시장의 평가는 매우 냉정하다.

ICT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처럼 작은 내수 시장에서는 020가 해당 업종을 사실상 독보적으로 지배하지 못하면 대규모 수익 구현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비용을 통제하면서 이런 좁은 시장의 제약을 극복할지가 올해 임 대표의 최대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 업계 관계자도 "카카오가 020 사업에서 수익을 내려면 2∼3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여 주가에 좋은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대리운전·미용실 등 카카오의 020 영역은 온라인이 아니더라도 고객 만족도가 높은 분야라 성공 전망이 그리 밝진 않다"고 지적했다.

임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보스턴컨설팅과 소프트뱅크 등에서 컨설팅·투자 업무를 맡던 젊은 엘리트다.

임 대표의 취임일인 작년 9월23일은 회사가 종전 사명인 '다음카카오'를 버리고 '카카오'로 새 출발 하던 때였던 만큼 그의 기용에는 대내외적 기대가 컸다.

일각에서는 임 대표의 성과도 적잖다는 분석도 있다.

O2O와 게임 등 핵심 사업분야에 부사장급 전담 임원을 배치해 내부 틀을 개편하고, 로엔과 엔진(게임배급사) 등을 인수해 성장 동력 마련에 힘썼다는 것이다.

광고도 새롭게 공을 쏟아 결과가 주목된다.

카카오 게임에 노출되는 광고인 '애드플러스'를 지난 7월 출시했고 카카오톡·멜론에도 최적화된 광고 상품을 개발하는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