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4일 중국 충칭 국제콘퍼런스센터에서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4일 중국 충칭 국제콘퍼런스센터에서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중국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8일 중국 국영석유회사 시노펙의 왕위푸 회장을 만나 기존 석유화학 부문 협력 관계를 정유·윤활유 부문으로 확대하자고 제안한 데 이어 지난 24일 중국의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와 만나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구체적으로 석유화학과 반도체 부문에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보름 만에 다시 중국행…최태원 '중국 공들이기'
최 회장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8월 경영 복귀 이후 13개월간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중국 출장은 3박4일 일정(23~26일)으로 중국 서부개발의 거점인 충칭시와의 협력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 회장은 25일에는 충칭시가 연 ‘제11회 글로벌 경제고문 연례회의’에 참석했다. 2011년부터 맡고 있는 충칭시의 글로벌 경제고문 자격으로서다.

최 회장 외에 이지마 마사미 미쓰이물산 회장, 고가 노부유키 노무라홀딩스 회장, 제러드 메스트랄레 엔지 사장, 스미 슈조 토키오머린홀딩스 회장 등 글로벌 기업인도 충칭시 경제고문을 맡고 있다. 이 가운데 쑨 당서기가 따로 만난 해외 기업인은 최 회장이 유일하다. 충칭시 역시 SK와의 협력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쑨 당서기는 지린성 당서기로 재직하던 2011년 5월 최 회장과 만나 지린성과 SK 간 협력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

쑨 당서기는 이날 최 회장에게 “화학 제품과 반도체 수요가 늘고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이 분야에 글로벌 기술을 갖고 있는 SK그룹과 협력할 수 있는 게 많다”며 “SK가 충칭시의 파트너가 돼주길 바란다”고 협력을 제안했다. 최 회장도 “상호 윈윈하는 협력 방안을 깊이 연구하겠다”며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SK와 중국 석유화학사 시노펙이 합작한) 우한 에틸렌 공장에 이어 충칭에서도 다양한 성공 스토리가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최근 정치·외교 분야에서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관계가 냉랭해지고 있지만 이번 미팅은 그런 기류를 전혀 느끼지 못할 만큼 협력적인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24일에는 SK하이닉스 충칭 공장을 방문해 중국 반도체 시장을 점검했다. SK는 2014년 하이닉스 충칭 공장을 준공한 뒤 메모리반도체 후공정(포장) 사업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의 중국 방문에 맞춰 SK그룹의 글로벌 성장위원회는 25, 26일 이틀 일정으로 중국 상하이에서 특별회의 일정을 잡았다. 글로벌성장위원회가 해외에서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정준 SK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사장)과 문종훈 SK네트웍스 사장, 이완재 SKC 사장, 백석현 SK해운 사장, 박정호 SK(주) 사장 등 위원회 소속 SK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 20여명이 참석해 중국 시장 공략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도 26일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