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내에 있는 복스홀 매장. 창원공장에서 만들어 영국으로 수출되는 비바(파란색 차량)가 전시장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한경닷컴)
맨체스터 시내에 있는 복스홀 매장. 창원공장에서 만들어 영국으로 수출되는 비바(파란색 차량)가 전시장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한경닷컴)
[ 김정훈 기자 ] "비바는 코리아에서 수출해요."

영국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복스홀 전시장(아놀드 클락 복스홀).

복스홀은 GM의 영국 전용 브랜드다. 잉글랜드 베드퍼드셔 주 루턴에 본사를 두고 있다. GM의 유럽 계열사로 독일에 오펠이 있다면 영국은 복스홀이 주력 메이커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찾아간 이 매장에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생소한 차량이 많았다. 하지만 스파크를 닮은 차도 눈에 띈다. 바로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돼 복스홀 엠블럼을 달고 영국에서 팔리는 '비바(VIVA)'가 그 주인공이다.

판매원인 다니엘 허치슨씨는 "지난해 판매를 시작한 비바는 연령대와 상관없이 최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며 "우리 매장에서 (복스홀 브랜드의 소형차) 코르사 인기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맨체스터 시내 곳곳에는 가는 곳마다 코르사가 자주 보였다. 비틀스의 고향인 리버풀에서도 코르사, 아스트라 등 복스홀 로고를 단 차량이 꽤 눈에 띄었다.

매장은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 판매 코너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 규모가 꽤 컸다. 주로 유럽형 해치백 차량이 많이 보였다.
복스홀 전시장 판매사원들. (사진=한경닷컴)
복스홀 전시장 판매사원들. (사진=한경닷컴)
'압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매장 직원은 "맨체스터 시내에는 복스홀 매장이 10개 이상 있다"며 "이달 우리 매장에선 260대 이상 판매하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코르사는 올들어 8월까지 영국에서 5만대 팔려 포드 피에스타에 이어 전체 승용차 판매순위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포드 포커스, 폭스바겐 골프 등 글로벌 인기 차종보다 영국인의 선호도가 높다.

모델별 판매순위 10위 내에 복스홀 차량은 코르사 외에도 아스트라, 모카 등 3개 차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베스트셀링 순위만 봐도 영국 내 복스홀 브랜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스파크와 '쌍둥이' 차인 비바는 월 평균 1000대씩 팔리고 있다.
자료 출처=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
자료 출처=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
복스홀은 영국내 생산기지로는 연간 10만대 경상용 차량을 만드는 루턴 공장과 약 18만대 승용차를 생산하는 엘스미어포트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복스홀 공장에서 만드는 차량 가운데 20%만 영국 내수 시장을 소화하고 나머지 80%는 오펠 로고를 붙여 수출된다.

한국GM의 유럽 수출량은 쉐보레 유럽 철수로 2014년부터 급감했다. 연간 24만~25만대에 달하던 수출 물량은 2014년 16만6800여대, 지난해 15만여대로 줄었다.

다만 영국 수출 물량은 오펠/복스홀 모카(트랙스 유럽형), 오펠 칼/복스홀 비바(스파크 유럽형) 덕에 증가세다. 한국GM의 영국 수출은 2013년 3만2900여대에서 지난해 5만2800대로 증가했다.

GM은 쉐보레 철수 이후 올해부터 유럽 지역 대중차 시장에서 평판이 좋은 오펠과 복스홀 브랜드를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GM이 올 상반기(1~6월) 유럽으로 수출한 오펠 및 복스홀 차량은 총 4만6801대. 이중 경차와 소형 SUV는 각각 2만3000여대 팔렸다.

한국GM 관계자는 "쉐보레 유럽 철수로 수출 물량이 감소했지만 오펠,복스홀 등 GM의 현지 전략 차량이 돌파구가 돼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맨체스터(영국)=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GM의 영국 전용 브랜드인 복스홀 전시장 바깥. (사진=한경닷컴)
GM의 영국 전용 브랜드인 복스홀 전시장 바깥. (사진=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