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 무색…금감원 "4대 시중은행 파업 참가율은 3% 내외"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23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A 은행 지점. 8개 창구 중 7개 창구에 직원이 앉아서 손님을 응대하고 있었다.

해당 지점의 한 직원은 '해고 연봉제 저지 9.23 금융 총파업'이라고 쓰인 노란색 리본을 가슴에 차고 있었지만, 지점에서 창구를 지키고 있었다.

이 직원은 "성과 연봉제를 반대하지만 파업에는 참가하지 않았다"며 "우리 지점에서는 파업에 참가한 사람은 없고 주변에서도 파업 관련된 이야기는 별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을지로 인근에 있는 B은행 지점은 6개 창구 중 점심 식사로 자리를 비운 2곳을 제외하곤 모든 창구에서 손님을 맞고 있었다.

다만 파업 참가율이 다소 높은 C은행의 경우 중구에 있는 한 지점은 영업점 문에 총파업이라는 문구를 써서 붙이는 등 파업 분위기가 났다.

창구도 6개 중 3곳에서만 영업이 이뤄져 대기 시간이 다소 길었다.

이날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은행 영업점에서는 파업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금융노조가 총파업에 10만명이 결집, 은행업무가 사실상 마비될 것이라 예고했지만, 영업점 현장에서는 혼란 없이 정상적으로 영업이 진행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은행권 파업 참가 인원이 1만8천명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은행권 직원 대비 15% 수준이다.

그러나 영업점포가 많은 국민, 신한, 우리, KEB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은 파업 참가율이 3% 내외 수준이다.

대부분의 영업점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어 '컨틴전시 플랜'을 작동시킨 은행들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4개 시중은행은 전 영업점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KEB하나은행은 "모든 영업점에서 정상영업 되고 있다"며 "영업점별로 파업에 참가한 직원은 평균 1명 미만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에 영업점이 가장 많은 NH농협은행도 전 영업점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NH농협 관계자는 "전국에 있는 전 영업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은행보다는 중앙회 노조원들이 파업에 많이 참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파업 참가율이 높은 기업은행도 모든 점포가 정상영업 중이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전체 파업 참가자 수는 약 3천500명으로 전체 노조원 수의 37% 정도 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파업 참가로 점포마다 직원 유출이 있어 평소보다 평균 대기 시간이 다소 길지만 모든 점포가 별 이상없이 영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