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대(對)이란 경제제재 해제 이후 처음으로 미 보잉사와 프랑스 에어버스사의 이란에 대한 민항기 판매를 허가했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이번 조치가 이란과 거래를 앞둔 다른 국가·기업에도 무역대금 송금 등을 참고할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은 21일(현지시간) 미국 재무부로부터 이란 국영 이란항공에 민항기를 판매할 수 있는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에어버스도 이날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A320과 A330 여객기 17대를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보잉은 “이란항공과 지난 6월 잠정 합의했으며, 계약 마지막 단계가 남았다”고 설명했다.

핵협상 타결로 올해 1월 미국과 유럽연합(EU), 유엔의 대이란 제재가 풀렸지만 미 정부가 미국인·기업의 이란과 교역 및 금융거래를 제한하는 ‘우선 제재’를 유지해 항공기 수출은 교착 상태였다. 에어버스 항공기도 부품의 10% 정도가 미국산인 탓에 발이 묶여 있었다.

보잉은 6월 이란항공과 민항기 80대를 판매하고 29대를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맺기로 합의했다. 에어버스는 제재가 풀리자마자 이란항공과 A380 12대를 포함해 민항기 118대를 판매 또는 장기 임대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