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동결·日 국채금리 0% 목표에 빌 그로스·엘에리언 등 비판 쏟아내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21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발표하자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전문가들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채권왕'이라고 불리는 야누스 캐피털의 빌 그로스는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동결에 대해 "감정이 북받쳐서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로스는 "잭슨홀에서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한 뒤, 단기 금리를 정상화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금리 인상을 또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엇갈리는 것이 시장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로스는 "(연준은) 지표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하지만 내 생각에는 시장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어찌 됐든 연준은 곤경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경제자문도 이날 블룸버그에 기고문을 싣고 자산매입 규모 대신 국채금리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엘 에리언은 "10년물 국채금리를 특정 수준에 맞추겠다는 정책 목표는 있을 수도 없고, 있다고 해도 생각할 수 없던 일"이라며 "직접적인 금융통제 수단을 이용하는 것은 그간 선진국이 신흥국에 해왔던 정책 조언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행의 변칙적인 통화정책은 이득은 없고 비용은 늘어나며 위험도는 높아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전 일본은행 총재가 이끌던 당시에는 실험적인 통화정책의 선봉에 섰던 적이 없었지만 2013년 3월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가 취임하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구로다 총재가 내놓은 공격적인 정책 혁신은 불행히도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미국 금융가의 대표적인 비관주의자인 '닥터 둠' 마크 파버는 각국 중앙은행이 각종 정책을 내놓지만 결국에는 실패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버는 "내 생각에는 중앙은행은 연금술사"라며 "온갖 종류의 가루와 화학물질을 섞어서 금을 만들려고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고 비유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heev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