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硏 "역외 위안화 금융센터 마련 전략 필요"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 등 대내외 불안으로 위안화 국제화가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내달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되면 위안화의 국제화 여건 개선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위안화는 오는 10월부터 SDR에 편입된다.

위안화의 SDR 바스켓 구성비율은 10.9%로 미국 달러와 유로화에 이어 3번째가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2일 발표한 '위안화 국제화 여건 점검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총생산(GDP)에서 중국의 비중은 2009년 8.6%에서 지난해 15.0%로 상승해 유럽연합(EU)과 대등한 수준이다.

또 전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9.6%였지만 지난해는 13.8%를 기록, 단일국가로는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위안화 환율시스템의 시장화도 진전되고 있다.

중국은 2005년부터 시행해 왔던 관리변동환율제도를 개혁해 2012년부터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 변동 폭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지난해부터는 기준 환율의 고시방식에 외환 수급이나 주요통화 환율 등 시장수급을 반영하는 시장환율 시스템을 시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시장환율과 기준 환율 간의 괴리는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위안화 결제 수요는 다소 정체되고 있다.

중국 위안화 무역결제 규모는 2009년 4분기 36억 위안에서 지난해 3분기 2조 890억 위안으로 정점을 찍은 후 최근 감소세다.

또 중국의 수출입 총액 대비 무역결제 비중도 같은 기간 0.08%에서 32.2%로 급증했으나, 올해 2분기에는 21.8%로 3분기 연속 줄어들고 있다.

자본시장 개방화도 미흡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중국 본토에서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과 채권은 2013년 말 각각 3천450억 위안, 3천990억 위안에서 2015년에는 각각 5천990억 위안, 8천520억 위안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중국의 자본 개방도는 약 68%로 미국(294.0%)이나 일본(282.0%), 한국(123.9%) 등과 비교해 미약한 수준이다.

자본 개방도는 외환보유고를 제외한 대외자산에 대외부채를 더한 뒤 GDP로 나눈 값이다.

세계 외환거래 시장에서 위안화 거래는 확대되고 있다.

세계 외환시장에서 위안화의 일일 평균 거래 비중은 2013년 2.2%에서 2016년 4.0%로 늘어나는 등 미약하나마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브렉시트(Brexit)로 인해 위안화 역외거래센터 확대 등 역외거래 여건 개선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경제의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위안화의 국제화 속도도 다소 느려지고 있지만, 위안화의 SDR 편입으로 자본시장 개방 등 금융시장이 개선되고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로 실물경제의 질적 개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한 연구위원은 "국내 경제는 위안화 수요 확대에 따른 금융시장 경쟁력 상승이 예상되지만 대 중국 무역과 금융 결제 확대로 중국 의존도 심화도 우려된다"며 "위안화 금융센터 마련을 위한 중장기적 전략 구상과 함께 한·중 간 상호 협력시스템 재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laecor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