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둥 훙샹실업 사실상 폐쇄…중징계 본격화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 관련 물자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중국 랴오닝(遼寧) 훙샹(鴻祥)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의 공식 웹사이트가 22일 전격적으로 폐쇄됐다.

이는 중국 정부가 중징계를 앞두고 훙샹그룹에 본격적인 손보기에 나섰거나 훙샹그룹이 대내외적으로 주목을 받자 자체적으로 조치한 것으로 보인다.

어떤 이유로든 중개 무역업을 하는 기업의 홈페이지를 폐쇄했다는 것은 사실상 기업 운영을 포기하고 청산 절차를 밟는 셈이다.

중국 외교부가 지난 20일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와 대표인 마샤오훙이 무역 활동상 중대한 경제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조사 및 처리 중이라고 밝힌 뒤 사흘만인 22일 훙샹그룹 공식 홈페이지(http://www.lnhongxiang.com/)가 차단됐다.

이 홈페이지는 훙샹그룹 소개와 더불어 북한 핵무기 개발을 도운 혐의를 받는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의 공식 사이트이기도 했다.

중국에서 중견기업의 홈페이지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

중국 정부는 훙샹그룹 6개 계열사 중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개발에 관련된 우라늄 등을 북한에 밀수출한 혐의 등으로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 대표인 마샤오훙과 친인척, 회사 관계자들을 체포하고 자산을 동결한 채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베이징 소식통은 "인터넷 검열이 심한 중국에서 특정 기업의 공식 웹사이트가 사라졌다는 것은 당국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면서 "아울러 훙샹 입장에서도 주변의 쏟아지는 관심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이한 점은 중국 당국을 조사를 받는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훙샹 계열사인 랴오닝 훙샹국제화운대리유한공사, 단둥 훙샹변경무역지식자문유한공사, 랴오닝 훙샹국제여행사, 선양 칠보산호텔, 단둥 류경호텔 등도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의 공식 사이트는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들 계열사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홍샹그룹과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 홈페이지에는 접속이 전혀 되지 않는다.

이를 놓고 베이징 소식통들은 사실상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가 사실상 기업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지난달 마샤오훙 대표가 체포되면서 사실상 기업 운영이 중단된 상태인 데다 중계 무역 회사의 공식 사이트까지 없어졌다는 것은 기업이 문을 닫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당국의 조사로 이 기업의 관련자들이 모두 체포된 데다 홈페이지까지 폐쇄됐다는 것은 기업이 사실상 문을 닫은 것으로 보면 된다"면서 "중국에서는 공개되지는 않지만 외적인 요인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기업이 꽤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둥 훙샹실업발전유한공사가 사실상 문을 닫음에 따라 중국 정부는 여성 기업인 마샤오훙을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중형을 부과하고 자산을 압수하는 식으로 이번 조사를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