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살리기 위해 중앙은행이 펼친 양적완화 덕분에 해당 정부재정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 채권을 매입하고 금융회사에 대한 대출을 늘리는 과정에서 벌어들인 이자수입이 재무부 호주머니로 흘러들어가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영국 일본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8개국 중앙은행이 지난해 1490억달러를 정부로 송금했다”며 “2005년 400억달러의 세 배가 넘는 규모”라고 21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Fed)은 8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돈을 정부로 보냈다. Fed는 지난해 1172억달러를 송금해 10년 전(215억달러)보다 다섯 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 재정에 대한 중앙은행 기여도가 높아진 이유는 양적완화 영향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Fed는 경기침체를 이겨내기 위해 최고 4조5000억달러(약 5046조원)를 시중에 쏟아부었다. 돈을 풀기 위해 채권을 사들이고 은행에 대출을 늘렸다. 이탈리아 중앙은행도 지난해 1580억유로를 시중은행에 빌려줬다. 2005년 대출은 210억유로에 불과했다.

중앙은행은 돈을 써도 인쇄기로 돈을 찍어내서 갚을 수 있다. 양적완화로 확보한 채권과 대출에 대한 소득은 고스란히 순수입이 되고 상당 부분 정부로 이전된다. 나라에 따라 중앙은행이 벌어들인 돈을 바로 정부에 주기도 하고 세금으로 돌려주기도 한다.

WSJ는 “스위스 일본 그리스 벨기에 등의 중앙은행은 증권시장에 상장했기 때문에 양적완화에 따른 수익이 일부지만 민간 주주에게 돌아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박종서 기자/이상홍 인턴기자(UC버클리)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