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LG입사 40년' 맞는 조성진 LG전자 사장 "기술에 대한 집념이 40년 버팀목 됐다"
LG전자 H&A(가전)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조성진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오는 26일 입사 40주년을 맞는다. 용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76년 9월 LG전자에 발을 들인 스무 살 젊은이가 현역으로 환갑을 맞게 됐다. LG전자 임직원 중 가장 오래 회사를 다녔고 LG그룹 전체로도 그보다 입사가 빠른 임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고졸이지만 ‘세탁기 박사’로 불리는 그는 40년 동안의 직장생활에서 LG전자를 세계적 가전기업으로 키우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조 사장은 40년 직장생활에서 가장 인상적인 기억으로 1998년 세탁기용 DD(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 개발과 지난해 ‘트윈워시’ 양산을 꼽았다. 창원 공장에 침대와 주방시설까지 설치하고 밤낮으로 매달려 개발에 성공한 DD모터에 대해 조 사장은 “세탁기 부문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된 변곡점”이라고 평가했다. 8년간 개발해 통돌이 세탁기와 드럼 세탁기를 결합한 트윈워시를 내놓은 데 대해서는 지금도 사석에서 “제품이 양산돼 나오는 순간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며 “자식처럼 아끼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40년의 세월 동안 타성에 젖지 않는 것은 집념 덕분이다. 몇 달 전 기자와 만나서는 이것을 “엉덩이에 불이 붙은 것”으로 비유하기도 했다. “당장 무엇을 해야겠다는 집념이 생기면 엉덩이에 불이 붙듯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고 치열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집념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올해 3월 내놓은 프리미엄 가전 ‘LG 시그니처’를 미국과 유럽 시장에 안착시켜야 한다. 모터와 컴프레서를 중심으로 뛰어든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야 한다. 조 사장은 “40년은 사람의 나이로 치면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이라며 “LG전자가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는 글로벌 리더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도록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쉽게 직장을 그만두거나 담당 업무에 싫증을 내는 직원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그는 “핵심 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서에 55년을 투자해 가전사업을 받치는 버팀목으로 성장시킨 LG전자를 보라”며 “사람도 자신의 일에 오랜 시간 꾸준히 투자해야 전문가로 인정받거나 목표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직장생활에서 비전을 찾기 힘들다”는 직원에게는 “직장생활의 비전은 남이 만들어 줄 수 없는 것”이라며 “내가 속해 있는 조직에 믿음을 갖고 자신의 꿈을 조직의 이해와 조율해 간다면 직장생활의 성공을 넘어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도 조언했다.

고졸 출신으로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만큼 학력과 스펙에 대해서도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다. 조 사장은 “취업 전에 오랫동안 이력을 쌓는 것보다는 ‘선 직장 후 교육’이 중요하다”며 “현장에서 실무를 통해 지식을 쌓으며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