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상사들이 중국 등 아시아 시장 내 고급의료 수요 증가에 대비해 병원사업에 뛰어들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토추상사가 중국 최대 시틱(CITIC)그룹과 의료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20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토추상사와 시틱그룹 산하 시틱메디컬은 지난 19일 중국 내 병원사업의 타당성을 조사하는 데 합의했다. 향후 6개월간 사업성을 조사한 뒤 시틱그룹이 지분 50% 이상을, 이토추상사가 나머지를 출자하는 쪽으로 협의 중이다.

합작회사는 시틱메디컬이 중국 광둥성 등에 운영 중인 7개 종합병원 가운데 일부를 인수하고, 새로운 병원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다. 이토추상사는 의료기술 연수를 위해 일본 병원을 소개하거나 의료기기를 공급하는 등 효율적인 병원 운영을 지원한다. 이토추상사는 일본 고베시민병원 운영에 참여했으며 의료기기 판매, 의약품 개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이토추상사가 중국 내 병원사업에 진출하기로 한 것은 중국에서도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향후 의료 관련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12년 중국의 의료비 지출은 2007년 대비 세 배로 증가했다. 중국 정부는 의료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병원 민영화를 추진 중이며, 2014년 베이징과 상하이 등 일부 지역에 외국계 자본 병원 설립을 허용했다.

다른 종합상사도 아시아에서 의료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미쓰이물산은 말레이시아 병원 운영업체인 IHH헬스케어를 비롯해 아시아 의료기관에 잇따라 출자했다. 미쓰비시상사도 2015년부터 6년간 총 300억엔을 들여 필리핀에 10개 병원을 짓기로 했다.

도쿄=서정환 특파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