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성수기 최대 여객 실적 올린 LCC, 성장세 유지 위한 전략은?
[ 안혜원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들이 7~8월 여름 성수기 기간 역대 최대의 여객 수송 실적을 달성했다. 소득의 증가와 함께 해외여행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항공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저유가와 원화 강세도 우호적인 영업 환경을 이끌고 있다. 호재를 맞은 LCC들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7월 77만3900여명, 8월 83만4000여명 등 2개월간 총 160만7900여명을 수송했다. 사상 최대 기록의 여객 실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31만8400여명) 대비 22% 증가했다. 이 기간 국내선은 84만8300여명, 국제선은 75만9600여명이 이용했다.

진에어 또한 최대 수치를 올렸다. 올해 7~8월 탑승객은 국제선이 약 78만명 국내선이 약 71만명이다. 특히 진에어는 국제 여객 실적에서 강세를 보였다. 제주항공을 제치고 7~8월 국제 여객 LCC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특히 6%대의 점유율을 보인 8월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약 105% 크게 오른 41만8000여명을 기록했다.

에어부산은 올해 7~8월 약 103만7500여명을 수송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1% 늘어난 수치다. 국내선은 63만7525명, 국제선은 40만23명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각각 16.1%와 46.2% 증가했다.

윤소정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브렉시트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항공 수요가 늘고 있다"며 "특히 LCC들이 원가경쟁력 우위를 바탕으로 항공권 가격을 낮춰 신규수요를 창출하면서 여행 수요는 성수기·비성수기 없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합리적인 여행 소비 패턴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면서 LCC 항공수요는 구조적인 상승세에 올라섰다"고 덧붙였다.

지속적인 성장세 속에서 LCC들은 여객 수요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경쟁이 격화된 기존의 근거리 직항 체제에서 벗어나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한 네트워크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진에어는 가장 적극적으로 장거리 노선 강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LCC 중 최초로 장거리 노선에 대한 직접 투자에 나섰다. 지난해에는 B777-200ER(393석 규모 중장거리 노선용)을 도입해 하와이 호놀룰루 취항에 나선 진에어는 올해 하반기에도 대형기 1기를 추가 도입하여 호주 케언즈 취항에 나설 예정이다.

에어부산도 이르면 2018년 장거리 취항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항공동맹(얼라이언스)를 통한 간접 진출 형태를 택했다. 대형기 도입을 통한 장거리 직접 운항 방식은 신규 여객 증가 효과가 확실하나 정비 관리비, 기내 서비스 등의 비용과 리스크 확대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항공기 도입에 유리한 대형항공사(FSC)를 모회사로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가 큰 장거리 직접 운항 대신 밸류 얼라이언스(Value Alliance)에 가입했다.

이를 통해 회원사들 간 인터라인을 통한 네트워크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항공이 취항하지 않는 노선을 함께 연계 판매를 할 경우 해외 판매 인프라가 미미한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장거리 여객 수요를 유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해당 업계 관계자는 "LCC는 지금까지 직항 체제에 의존해왔지만 제한적인 공항 슬랏(Slot)과 운수권 이슈 등에 근거리 직항 체제로는 성장 잠재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이에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장거리 노선 직접투자와 항공동맹을 통한 간접 진출 형태를 도입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