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채의 위험도를 재는 신용지표가 1995년 자료집계 이후 최고로 치솟아 금융위기가 우려된다고 국제결제은행(BIS)이 경고하고 나섰다.

경제규모 대비 부채 자체보다는 부채가 급증하는 속도가 가장 우려된다는 게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의 지적이다.

20일 BIS에 따르면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가계부채 비율과 이 비율의 장기추세 간 격차를 나타내는 지표인 신용갭은 30.1%로 1995년 자료집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BIS는 격차가 10% 이상이면 위험수위로 보는데, 중국의 수치는 이의 3배에 달한다.

이 지표는 금융위기를 선제로 경고하는 유용한 지표라고 BIS는 설명했다.

FT는 이날 사설에서 BIS가 중국의 부채 폭증이 금융위기로 향해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면서, 중국의 빚더미 자체의 규모보다는 부채증가 속도가 가장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008년 148%에서 지난 1분기 255%까지 늘었다.

FT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이같이 부채가 폭증한 국가는 사실상 모두 금융위기를 경험했다면서, 설사 채권자와 채무자 뒤에 중국 정부가 버티고 있고 대외부채는 적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한 성장정체 위험은 남는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중국 경제주체들이 빚을 갚기 위해 새로 빚을 내는 만성적인 악순환에 처해있다면서 이는 정치권이 곤경에 선뜻 맞서기를 주저해서라고 꼬집었다.

신문은 이어 중국 부채문제의 근본은 정치적이라며 중국의 지도자들이 중국 경제가 위험한 빚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빚중독에서 벗어나 재정을 바탕으로 한 성장을 하려면 증세를 해야 하는데 이는 공산당의 정통성에 대한 의문을 수반할 수 있다면서, 중국 당국은 이에 앞서 시대에 뒤떨어진 GDP 성장 목표치부터 폐기해야 한다고 신문은 제언했다.

이는 중국 지방정부와 국유기업에 대한 압박을 줄여 이들이 과도한 빚을 내 기반시설이나 부동산에 과잉투자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FT는 봤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