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민원창구 된 정용진 페이스북
“명품관 바로 옆에 있는 흡연실 때문에 담배 냄새가 명품 매장으로 넘어와요.” “푸드코트에 가방걸이가 있으면 좋겠어요.”

지난 9일 문을 연 신세계그룹 복합쇼핑몰 스타필드하남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열흘 동안 매장을 직접 이용한 뒤 쏟아낸 불만이다. 백화점, 마트, 쇼핑몰 등 대형 유통점포가 문을 열면 불편을 지적하는 소비자들이 나오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스타필드하남에 대한 불만 신고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고객센터 대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페이스북(사진)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 부회장이 ‘스타필드하남 홍보맨’을 자처하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것처럼 불편사항에 대해서도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스타필드 민원창구 된 정용진 페이스북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주차 문제다.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몰려 유모차를 끌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한 소비자는 “당분간이라도 장애인, 노약자, 유모차 동반 고객 외에는 에스컬레이터 탑승을 유도하자”는 대안도 내놨다.

신세계 측은 불만사항 대부분이 개점 초기 높은 관심으로 소비자가 몰려 발생한 문제라고 보고 있다. 스타필드하남의 방문객 수는 정식 개점 후 지난 18일까지 열흘간 150만명을 기록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다음달 중순 이후에도 주차 등 편의시설 문제가 계속 발생하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필드하남 개점식 때 보여준 친근한 모습도 소비자들이 정 부회장을 편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정 부회장은 9일 개점식 후 매장을 둘러보며 시민들의 사진촬영 요청에 빠짐없이 응했다. 한정판 레고를 구매하는 등 매장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SN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면서 재벌 오너라기보다는 스타 연예인 같은 이미지를 쌓았다”며 “제기된 민원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본인뿐 아니라 회사 이미지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