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보증 없이 자체 신용·기술력으로 수주"

대우조선해양의 설계 자회사인 디섹(DSEC)이 추석 연휴 기간 1천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디섹은 미국 나스코(NASSCO) 조선소로부터 컨테이너와 자동차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는 컨로(Container/Ro-Ro)선 2척에 대한 설계·자재 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계약의 총 규모는 1억2천만달러(약 1천300억원)이다.

지난 16일 나스코조선소가 있는 미국 샌디에이고 현지에서 체결된 계약식에는 디섹 김만수 대표와 나스코조선소 케빈 그레이니 소장이 참석했다.

김만수 대표는 "이번 수주는 대우조선해양의 보증 없이 디섹 자체 신용과 기술력만으로 따내 그 의미가 크다"며 "향후 회사 매각 추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계약한 컨로선은 길이 265m, 폭 35m 규모로, 자동차 525대와 컨테이너 3천250개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다.

이 선박은 미국선급협회(ABS)의 안전 및 품질 기준에 따라 디섹이 설계하고 나스코조선소에서 건조해 2019년 4분기, 2020년 2분기에 각각 인도된다.

인도 후에는 미국 LA 롱비치에서 하와이 구간을 운항할 예정이다.

특히 디섹은 이 선박에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신개념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연료 소모량과 배기가스를 세계 최저로 낮춘 최적 선형을 적용하고, 인도 후에도 유가 및 규제 등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추진 연료를 LNG로 변경할 수 있게 설계할 방침이다.

디섹은 회사가 제시한 가격이 다소 높아 불리한 여건이었음에도 기술력을 입증받아 이번 수주를 따낸 것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고 밝혔다.

수주전 초기에는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 등에서 불리한 점이 많았지만 탁월한 설계기술력, 자재공급의 효율성, 납기 준수력 등이 경쟁사보다 월등해 수주에 성공했다고 디섹은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