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으로 불황 넘는 기업들] 다이슨, 분당 11만번 회전하는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내놔
외국계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전략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면서 실적 개선을 도모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날개 없는 선풍기’와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등으로 주목을 받은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은 지난달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 제품에는 분당 11만번 회전하는 디지털모터 V9이 장착됐다. 다이슨 관계자는 “청소기를 만들며 쌓아온 모터 기술력을 헤어드라이어에 옮겼다”고 설명했다. 지능적인 열 제어 기술도 탑재해 모발을 과도한 열 손상으로부터 보호한다. 유리구슬 온도센서가 초당 20번씩 온도를 측정하며 데이터를 전송, 적정 온도를 유지해주는 식이다.

제품 가격은 55만6000원으로 일반 헤어드라이어의 10배가 넘는 가격이지만 그만큼 혁신적이고 고부가가치 제품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이슨은 이 제품 개발을 위해 5000만파운드(약 895억원)를 들여 모발 과학 연구를 위한 연구소를 설립했다. 세계 각양각색의 모발을 대상으로 시험했다. 4년간 개발하며 사용한 인모의 길이는 1625㎞에 달한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도 고부가가치 사업 추진의 대표 주자로 손꼽힌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2001년 취임한 이후 풍력발전, 가스엔진, 생명과학 등 새로운 고부가가치 사업 중심으로 회사의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여기에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디지털 사업분야를 접목해 ‘디지털산업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2011년부터 산업용 사물인터넷 기술인 ‘산업인터넷’ 개발과 보급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GE의 자체 소프트웨어 센터와 정보기술(IT) 역량 등을 합쳐 디지털사업부를 신설했다. 지난해 산업인터넷 분야에서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GE는 2020년까지 150억달러 매출을 올려 세계 10대 소프트웨어 회사로 이름을 올린다는 구상이다.

독일 지멘스도 주요 사업으로 스마트공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은 제조업과 같은 전통 산업에 IT 시스템을 결합해 생산 시설을 네트워크화하고 지능형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멘스 역시 2014년 10월 디지털팩토리사업본부를 출범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통합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며 고객이 디지털 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을 주는 형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