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국제수지, 4년만에 흑자 전망…수입은 급감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금 수출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7월 비(非) 화폐용 금의 상품수지는 3억3천180만 달러(약 3천600억원) 흑자로 나타났다.

금의 상품수지는 작년 12월 1천47만 달러 적자에서 올해 1월 1천26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선 뒤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비화폐용 금은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으로 확보한 물량(104.4t)을 제외하고 반도체 등 산업에 쓰이는 금과 투자용 금괴 등 민간에서 유통되는 금을 말한다.

올해 1∼7월 비화폐용 금 수출액은 7억3천620만 달러로 작년 동기(4억5천10만 달러)보다 63.6%(2억8천610만 달러) 급증했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이 기간 금 수출 물량도 19.6t으로 작년 1∼7월(12.9t)보다 51.9% 늘었다.

반면 1∼7월 금 수입액은 4억44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7억2천390만 달러)에 비해 44.1%(3억1천950만 달러) 줄었다.

수입물량도 11.7t으로 작년 1∼7월(20.3t)의 반토막 수준이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우리나라는 4년 만에 금 수출이 수입보다 많은 '순수출국'이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금은 물량이 적은 편이고 2005년까지 수입량이 수출량보다 훨씬 많아 적자가 계속됐다.

외환위기로 국민적인 금 모으기 운동이 진행된 1998년(23억8천490만 달러 흑자)이 예외에 속했다.

이후 2006년 3천510만 달러 흑자를 낸 뒤 2007년 적자를 기록했다가 2008∼2012년에는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금값이 급등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 금값이 비쌀 때 팔아 수익을 내려고 수출을 늘린 것이다.

그러나 금 국제수지는 2013년부터 작년까지는 금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특히 작년 적자 규모는 2억8천40만 달러나 됐다.

올해 금 수출이 다시 늘어난 것은 금값이 뛴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금 국제수지가 순수출을 기록한 때는 금값이 상승한 시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결정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금값이 크게 올랐다.

이달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물 금 가격은 온스당 1,325.60달러로 작년 12월31일(1,060.20 달러)보다 25.0% 상승했다.

여기에 국내에서 금 수요가 상대적으로 주춤한 점이 수입 감소와 수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수 한국금협회 회장은 "올해 금 수출이 증가한 것은 전반적으로 내수가 부진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골드바 수요는 늘었지만, 경기 부진과 금값 상승 등으로 반지를 비롯한 주얼리(보석류) 수요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