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 폭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9월 중순부터 월말까지의 날씨가 올해 쌀 생산량과 가격에 가장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쌀 재배면적이 작년보다 2만ha 이상 감소함에 따라 재배면적으로만 보면 전체 생산량이 10만t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나 가을 날씨가 좋아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증가할 경우 공급과잉에 따른 쌀값 하락 가능성이 우려된다.

올해 쌀 재배면적은 77만9천ha로 지난해(79만9천ha)보다 2.5% 줄었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재배면적 감소율인 1.6%보다 감소 폭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풍이 이어질 경우 쌀값 하락과 농가 소득감소를 피하기 어렵다.

작년에 생산된 물량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햅쌀이 시장에 쏟아져 나와 공급과잉이 심각해지기 때문이다.

풍년과 흉년을 가르는 기준인 단위면적 10a당 생산량(단수)은 최근 10년간 평균 508kg이었으나 최근 3년 연속 풍년이 이어진 끝에 지난해에는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대인 542kg을 기록했다.

올해도 8월 폭염 이외에는 기상조건이 순조로운 편이어서 조생종 벼의 경우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1~2%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농식품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생종 벼가 전체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에 불과해 생산량이 훨씬 더 많은 중생종과 만생종의 작황이 쌀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8월 폭염의 영향과 9월 중순 이후 태풍 피해 여부에 따라 생산량과 가격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은 80kg 한 포대에 13만7천152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점의 15만9천972원보다 14.3% 하락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9월 들어 비가 오거나 안개가 끼는 날이 많아서 일조량이 줄었고, 이것도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쌀 수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공공비축미 36만t, 해외공여용 쌀 3만t을 매입하고, 공공비축용 햇벼의 매입량을 늘리는 등의 대책을 마련했는데 9월 날씨와 생산량 추이에 따라 구체적인 매입량을 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