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대기줄'이 기본인 유명 버거부터 명절 때마다 주부들을 괴롭히는 차례상 음식까지….
외식업계가 앞다퉈 이색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16일 맛집 추천 및 리뷰 서비스업체인 '식신'에 따르면, 이 업체가 운영 중인 배달 대행 서비스 '식신히어로'의 주문 건수는 9월 첫째 주에만 3천900건을 웃돌았다.

이는 해당 서비스를 정식 개시한 지난 7월 넷째 주의 주문 건수(349건)보다 무려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식신히어로는 맛집에서 파는 음식을 대신 사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기존의 배달 서비스는 배달원이 있는 음식점에서만 가능했다면, 식신히어로는 자체 배달 서비스가 없는 음식점은 물론, 장시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던 유명 레스토랑 메뉴도 배달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중순에는 강남의 인기 수제버거집인 '쉐이크쉑 버거'를 대신 구매해 배달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해 하루에만 주문이 200~300건씩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추석에는 음식 준비로 스트레스를 받는 주부들을 겨냥한 명절음식 배달 서비스도 등장해 화제가 됐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배민프레시'는 지난 13일까지 명절음식 메뉴를 주문받아 연휴 첫날인 14일 오전 일괄 배송하는 '추석맞이 명절음식 기획전'을 선보였다.

삼색 송편, 갈비찜, 삼색 꼬치전, 명태전, 나물 무침 등의 메뉴는 배민프레시의 HMR사업본부인 반찬 전문 서비스 '더푸드'가 만들었다.

또 모든 음식은 배송 직전 만들어 저온 포장을 거쳐 당일 밤부터 다음날 오전 7시 사이에 우유 배달처럼 문 앞에 두고 가는 '새벽 배송'으로 배송됐다.

배민프레시 관계자는 "명절음식 배달 서비스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이번 달(9월1~13일 기준)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했다"며 "이달의 전체 주문 건수 역시 평소보다 1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배달 수요가 늘면서 기존의 외식 프랜차이즈들도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MPK그룹이 운영하는 미스터피자의 경우 그동안 레스토랑 매장 중심의 신규 매장 개점에 주력해왔지만, 앞으로는 배달 전문점 중심으로 매장을 확대하기로 하고, 배달 서비스 특화 매장을 새롭게 선보였다.

그 결과 현재 전국에 있는 매장 400여개 가운데 배달 전문 매장 수는 44개이며, 지난 한 달간 배달 주문 건수가 전년 대비 103% 급증했다고 미스터피자는 전했다.

맥도날드 역시 매장에서만 주문 가능했던 프리미엄 수제버거인 '시그니처' 버거를 배달 판매하기 시작했고, 롯데리아도 수제버거인 '아재(AZ)버거'을 배달 품목에 추가했다.

이처럼 유례없는 '배달 특수' 현상은 1인 가구 증가로 혼자서 끼니를 해결하는 일명 '혼밥족'이 늘어났고,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직접 요리를 하는 것보다 '완제품' 형태의 음식 구매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가 급증한 데다 올여름 폭염으로 음식점까지 오가는 수고로움 대신 간편하게 집에서 시켜먹으려는 경향이 짙어진 것도 배달 수요 증가를 이끌었다"며 "외식업체들도 비싼 임대료를 내가며 매장 규모를 늘리는 것보다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는 편이 더 실속있고 매출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sh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