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m 높이 새 보조추진로켓 '뉴 글렌' 앞세워 저지구궤도 너머 비행 목표

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최고경영자이자 우주 개발업체 블루 오리진을 운영하는 제프 베저스가 우주 개척 꿈을 실현할 새 로켓을 1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베저스는 이날 트위터에서 우주인과 화물을 저지구궤도(지상에서 고도 160㎞∼2천 ㎞) 너머로 보낼 상업용 우주선의 새 보조추진로켓 '뉴 글렌'(New Glenn)을 발표했다.

'뉴 글렌'은 1962년 프렌드십 7호를 타고 지구 궤도에 진입한 미국 첫 우주인 존 글렌의 이름에서 따왔다.

전기 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CEO로 역시 민간 우주 개발 업체의 선두주자 격인 스페이스X를 이끄는 백만장자 일론 머스크와 베저스의 한판 대결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셈이다.

베저스가 그림과 함께 공개한 내용을 보면, 재사용할 수 있는 뉴 글렌의 높이는 약 82m로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70m)보다 12m 더 길다.

최대 3단계 추진체를 이 로켓 위에 얹으면,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달 탐사를 위해 개발한 대형 로켓인 새턴 5호(높이 95m)에 버금간다.

다만, 로켓 추진력은 510만 파운드인 팰컨 헤비가 385만 파운드인 뉴 글렌보다 낫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소개했다.

'뉴 글렌'의 2단계 추진체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액체 산소를 이용하는 BE-4 단발 엔진으로, 3단계 추진체는 수소를 활용한 BE-3 단발 엔진으로 구동된다.

블루 오리진은 인공위성보다 낮은 궤도인 준궤도 비행체인 '뉴 셰퍼드' 실험에서 BE-3 엔진을 검증했다고 CBS 방송이 소개했다.

베저스는 "미국 플로리다 주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서 2020년까지 '뉴 글렌'을 발사할 계획"이라면서 "뉴 글렌은 상업용 위성과 인류를 우주로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뉴 글렌'의 발사는 수백만 명의 인류가 우주에서 살고 일하는 것을 가능케 할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저스는 또 "이것이 끝이 아니며 미래에 '뉴 암스트롱'도 계획도 검토 중"이라고 소개했다.

베저스의 블루 오리진은 '뉴 셰퍼드', '뉴 글렌', '뉴 암스트롱'에서 보듯 미국 최초의 우주인을 딴 우주 계획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우주 택시인 '뉴 셰퍼드'는 미국 첫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를 기린다.

인류 최초로 달 표면을 걸은 닐 암스트롱에서 따온 '뉴 암스트롱'은 달, 화성 등 태양계 행성 탐사를 가능하게 할 슈퍼 로켓의 등장을 예고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 호손에서 자체 로켓을 개발하는 스페이스 X와 달리 블루 오리진은 지난해 9월, 케이프 커내버럴의 케네디 우주센터에 있는 36번 발사 시설을 임대하고 2억 달러(2천234억 원)를 투자해 로켓 제조와 최고의 발사 시설을 갖춘 우주 탐사 파크(Exploration Park)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뉴 글렌의 역사적인 발사는 이곳에서 이뤄진다.

스페이스 X와 마찬가지로 블루 오리진도 우주선 발사 비용과 우주 관광 비용을 절감하고자 로켓 재사용에 사활을 건다.

최근 텍사스 주 사막에서 4차례나 로켓 추진체 회수에 성공했다.

2025년 인간이 화성을 밟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원대한 구상을 밝힌 스페이스 X는 지난 1일 팰컨 9 로켓이 시험 중 폭발한 바람에 현재 사업 추진에 발목이 잡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사고 조사에만 9∼12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현구 특파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