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나라에서 불평등 심화…보호무역으로는 해결 안돼"
힐러리와 트럼프 염두에 둔 발언 해석도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는 정치인들 때문에 생기는 경제적 위험요인이 커지고 있으며 그점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지적했다.

13일(이하 현지시간) IMF에 따르면 라가르드 총재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강연하며 "대외 무역에 징벌적 관세나 다른 제한을 가하는 등의 '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약속함으로써 선출직을 노리는 정치인들 때문에 생기는 위험 요인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나는 이점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서 라가르드 총재가 특정 인물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경제 분석가들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염두에 둔 언급이라고 풀이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최근에 나오는 다자간 무역협상에 대한 소식은 상당히 실망스럽다"며, 무역 때문에 생기는 "이익이 적절하게 설명된다면" 국가 간 교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세계화와 기술 진보가 가져온 구조적 변화는 비록 사회 전체적으로는 이익이 됐지만, 일부 업종에 큰 영향을 줬다"며 세계화라는 말로 대표되는 자유무역이 모든 사람에게 환영받지 못함을 인정했다.

이어 라가르드 총재는 "많은 나라, 특히 선진국에서 재산과 소득, 기회에 대한 불평등이 커지는 현상은, 사회가 점점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든다거나 사회가 결국 내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등의 불만이 생기는 원천"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의 진보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속도로 다가오지 않았다"고 지적한 라가르드 총재는 "경제 구조의 변화가 (일부 사회 구성원들의) 이탈이나 곤경을 불러왔다는 점에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국경 폐쇄나 보호무역주의를 해결책으로 쓸 수 없음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다"며 "많은 나라가 그렇게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7월에도 강연을 통해 포퓰리즘과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시 그는 포퓰리즘과 보호무역주의가 만연하면 결국 저소득 개발도상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