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발생한 역대 최대 규모 강진에도 불구하고 산업시설 피해나 생산 차질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각 업체와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진 발생 직후 삼성전자의 기흥·화성 반도체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이천·청주 공장 일부 장비가 멈춰섰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에 회로 무늬를 인쇄하는 예민한 노광장비 3대의 가동이 일시적으로 ‘스톱’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진동에 민감한 장비들이 자동으로 정지됐지만 점검 후 바로 재가동했다”며 “생산 차질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설비는 통상 규모 6~7 수준의 지진에도 견디도록 설계된다.

현대자동차는 12일 밤과 13일 오전 안전점검을 위해 울산공장 생산라인을 2시간씩 세웠다. 현대차는 지진으로 인한 피해는 없고, 안전점검에서도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해 라인을 정상가동 중이다. 현대차 울산공장 관계자는 “피해는 없었지만 지진 때문에 생산라인 가동을 멈춘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진이 나자마자 절차에 따라 월성원전 1~4호기를 수동으로 세웠다. 안전점검 차원이기는 하지만 지진으로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멈춘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2일 오후 9시30분부터 전국 국립공원 출입을 전면 통제하고 국립공원 내 대피소, 야영장 등지의 체류 인원에 대한 안전점검을 했다. 지리산 대피소 360명, 설악산 대피소 148명, 월악산 야영장 235명 등 총 1087명이 체류 중이나 안전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지진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국립공원은 경주(토함산), 주왕산, 가야산 등 세 곳으로, 이들 국립공원은 여진에 대비해 출입통제가 계속된다. 나머지 국립공원은 낙석 위험 등에 대한 점검이 끝나 13일 오후 1시 통제가 풀렸다.

강현우/이승우/울산=하인식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