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올해 말부터 울산에서 수소전기차 택시 시범사업에 나선다. 또 광주에서는 수소전기차를 이용한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한다.

현대차는 12일 정부 세종 컨벤션센터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형환 장관 등 정부 부처 관계자와 정진행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광역시·울산지역 택시업체, 광주광역시·제이카-벤처 캐피탈(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기업)과 이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유럽에서 수소전기차를 활용한 택시 사업과 카셰어링 사업이 진행 중인 점에 감안해 국내에서도 연내 관련 사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및 수소버스 대중화를 위해 기술 개발을 적극 수행하고, 신산업으로서 수소전기차 수출산업화를 이루는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연내 울산서 수소택시 시범사업 나서

현대차가 참여하는 수소택시 시범사업은 올해 말 울산에서 시작돼 향후 전국 단위로 확대된다. 초기 사업은 연내 울산 지역에 투싼ix 수소택시 10대를 투입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울산에 5대, 광주에 5대를 추가 도입해 운영한다. 이어 2018년 상반기 2세대 수소전기차 출시 시점에서 충전소가 있는 전국 5개 지역에서 총 100대의 수소택시를 운영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차량 유지 및 운행은 해당지역 택시 사업자가 맡고 현대차는 차량 구매와 서비스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현대차는 수소택시 요금은 아직 미정이지만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일반 택시와 동일 수준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수소전기차는 충전시간 약 3분이면 400~500㎞ 주행할 수 있다. 현재 프랑스 파리에선 투싼 ix35 수소택시가 운행 중이다. 가스업체 에어리퀴드가 현대차와 손잡고 파리 지역에 수소택시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 북유럽 3국(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에서 택시를 운영하는 스웨덴 택시회사(택시 O2O)도 스톡홀름 공항 근처의 충전소를 활용해 투싼ix35 수소택시를 운용 중이다.

◆ 광주서 카셰어링 시범사업

수소전기차 카셰어링 시범사업은 올 연말부터 광주 지역에서 시작한다. 사업 운영은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보육 벤처기업인 '제이카'가 맡는다. 수소 충전 인프라는 진곡산단 내 충전소와 현재 구축중인 동곡 충전소를 이용한다. 전용 주차장은 기차역과 터미널, 대학가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 확보키로 했다. 이용 요금은 다른 카셰어링 서비스와 경쟁 가능하고 많은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수준에서 책정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

초기 카셰어링 사업에 투입되는 차량은 수소차 15대, 일반 전기차 15대 등 총 30대다. 제이카는 2018년 초 2세대 수소차 출시 시점에 맞춰 카셰어링 사업을 확대한다. 오는 2018년까지 160대(수소차 80대, 전기차 80대), 2020년까지 300대(수소차 150대, 전기차 150대) 규모로 차량 대수를 늘릴 계획이다.

수소차 기반의 카셰어링 서비스는 유럽에서도 확대되는 추세다. 독일에선 뮌헨 도심과 주변 지역 등에서 가스업체 린데그룹이 투싼ix35 수소차 50대를 활용한 카셰어링 서비스 '비제로(BeeZero)'를 진행 중이다. 고객들이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궁극의 친환경 차량인 수소차를 기반으로 한 미래 이동 서비스 모델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며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의 기술 리더십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