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비밀리에 추진하던 자율주행자동차 사업의 일부 인력을 정리했다. 관련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애플이 자율주행전기차 프로젝트인 ‘타이탄(Titan)’의 직원 수십명을 일시에 해고하고 일부 부서를 폐쇄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을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애플이 2014년부터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왔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진 때는 지난해 초였다. 자율주행차 기술 엔지니어와 함께 1000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및 배터리 전문가들이 이 프로젝트에서 일했다.

NYT는 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에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및 자동차 회사와의 경쟁에 직면한 데다 지난 수년간 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전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150만마일의 자율주행차 시범 주행 기록을 갖고 있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이라는 자율주행시스템을 주행에 활용하고 있으며 카메라, 레이더, 센서 개발로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애플의 자율주행차 개발 조직 개편은 올초부터 시작됐다. 타이탄 프로젝트 자율주행차부문 총괄인 스티븐 자데스키가 회사를 떠났고, 이 자리를 스티브 잡스 전 최고경영자(CEO)와 애플을 공동 창업한 밥 맨스필드 전 하드웨어 기술담당 수석부사장이 대신했다.

지난 7월 맨스필드 총괄이 전기차보다 자율주행차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인력 누수가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차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개발하기 위해 테슬라, 메르세데스벤츠 등에서 끌어온 인력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해고가 애플이 자율주행차 개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좀처럼 신기술을 내놓지 못하는 개발인력을 대체하고, 관련 업체를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