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선 97척 중 20척 하역 완료…41척 집중관리
정부 "자금 지원 문제, 한진·채권단과 적극 협력"


미국 법원이 10일 한진해운 선박에 대한 압류금지명령(스테이오더)을 승인함에 따라 이날 자정부터 현지에서 본격적인 하역 작업이 시작된다.

정부 합동대책 TF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어 "미국시각으로 10일 오전 8∼9시(한국시각 11일 0∼1시)부터 롱비치 항만 인근에 대기 중인 한진 그리스호에 대한 하역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진 보스턴호, 한진 정일호, 한진 그디니아호 등 나머지 선박도 순차적으로 롱비치 터미널에 입항해 하역을 재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한진해운의 스테이오더 신청을 승인한 국가는 미국, 일본, 영국 등 3곳이다.

싱가포르에서는 스테이오더가 잠정 발효됐으며 다음 주 중 최종 승인이 날 예정이다.

정부는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 한진해운의 다른 주요 거래국에도 다음 주 초부터 신청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태 해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사안이지만, 이제는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조금씩 잡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정부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총 97척 중 하역을 완료한 선박은 총 20척이다.

국내 항만에 10척, 중국·베트남·중동 등 해외항만에 10척이 하역을 완료했다.

나머지 선박 77척은 부산(광양·36척), 싱가포르(21척), 미국 롱비치(5척)·시애틀(3척)·뉴욕(3척), 독일 함부르크(3척), 스페인 알헤시라스(5척), 멕시코 만젤리노(1척) 등 거점항만 인근에 대기 중이다.

이 중 국내 항만으로 복귀하도록 유도할 36척을 제외하면 선적화물의 하역 정상화를 위해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컨테이너 선박은 총 41척이라고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스테이오더가 발효된 항만에서는 화물 하역을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정부는 "한진해운 대주주가 하역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한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법원, 관계부처와 함께 한진해운, 한진그룹, 채권단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을 이용하던 대기화물의 운송 지원을 위한 대체선박 투입도 지속한다.

현재 현대상선이 미주 노선에 4척을 투입했고 다른 국적선사가 베트남에 1척, 필리핀 마닐라에 1척을 지원한 상태다.

정부는 "유럽 노선은 다음 주 중 현대상선이 대체선박 9척을, 동남아 항로에는 다른 국적선사가 추가로 9척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수출입 물동량을 원활하게 처리하려면 국적선사의 도움만으로는 부족한 만큼 머스크, MSC 등 외국선사의 선박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머스크와 MSC는 각각 컨테이너선 6척씩을 투입, 부산을 기항하는 태평양항로를 추가로 개설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부 TF 팀장을 맡은 윤학배 해수부 차관은 "수출입 물동량을 원활히 처리해야 하는 측면과 가능한 한 국적선사가 한진해운 물량을 흡수해야 하는 측면을 모두 고려해 대응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한진해운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화주들이 화물 정보를 쉽게 접하고 일대일로 도움받도록 화물정보시스템을 보완하는 한편 한진해운의 비상대응팀을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확대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