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밀로 침대.
한샘 밀로 침대.
최근 가구 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인테리어와 공간 구성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가구 업체로서는 기회다. 반면 제품에 대한 눈높이가 올라가 깐깐해진 소비자 기대를 충족시켜야 하는 것은 위기 요인이다. 고급스럽고 실용적이면서 가격을 낮춘 합리적인 제품을 내놔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국내 1위 가구기업 한샘이 올가을 시즌 키워드를 ‘편안함’과 ‘실용성’으로 잡은 것도 이 같은 추세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집에서 편하게 쉴 수 있는 소파, 침대 등을 앞세웠다. 기능에 최대한 충실하도록 했다.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도 바꿨다.

◆이탈리아 칼리아와 소파 공동개발

한샘은 집에 대한 개념이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고 판단했다. 집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지친 심신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봤다. 여기에 맞게 가구도 바꿨다.

소파는 과거엔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가죽 위주로 소재를 썼고 디자인은 다소 과장된 느낌이 들 만큼 화려했다. 지금은 이런 소파를 잘 만들지 않는다. 디자인이 훨씬 깔끔해졌다. 기능을 가장 중시해 디자인하고 있다. 소파가 뒤로 젖혀지는 ‘리클라이닝’ 기능이 추가됐다. 소재도 가죽 이외에 패브릭 등 다양하게 쓴다.

[가을의 신부, 가을의 가구] 실용성+편안함…신혼부부 '마음 저격'
한샘에서 내놓은 가죽 소파 ‘칼리아 201’은 편안한 착석감을 강조한 제품이다. 앉았을 때 허리를 편하게 잡아준다. 머리를 받치는 헤드레스트는 각도 조절이 가능해 몸에 최대한 밀착할 수 있다. 심플하면서 현대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리클라이닝 기능도 탑재했다. 리클라이너 소파·부품 전문기업 미국 L&P의 기술이 적용됐다. 벽에서 떨어뜨려 공간을 둬야 하는 일반 리클라이너와 달리 벽에 밀착해 쓸 수 있다. 공간 활용을 그만큼 효율적으로 하는 게 가능하다. 색상은 베이지, 그레이, 초코 등 세 가지다.

한샘 관계자는 “이탈리아 가구 업체 칼리아와 공동으로 디자인해 고가의 해외 소파 못지않은 품질과 디자인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칼리아 201은 한샘의 소파 제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모델 중 하나다.

침대에도 리클라이닝 기능을 넣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침대 머리 부분이 뒤로 젖혀지는 ‘밀로 2000’은 작년 8월 나온 이후 금세 이 회사의 판매 1위 침대 제품이 됐다. 침대 위에서 영화를 보거나 노트북을 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을 타깃으로 한 게 주효했다.

침대 헤드의 각도가 6단계로 조절되는 게 특징이다. 헤드 소재는 고급 천연 소가죽을 썼다. 이 회사 관계자는 “소파처럼 안락하게 쓸 수 있어 신혼부부는 물론 휴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장년층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한샘 패브릭 소파 ‘핸디 끌로드’
한샘 패브릭 소파 ‘핸디 끌로드’
◆커버 교체형 패브릭 소파 등

한샘은 가구의 실용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가구를 한꺼번에 많이 사는 신혼부부를 특히 고려했다. 젊은 가정은 아이를 낳고 생활 패턴이 변하기 때문에 금세 가구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은 합리적으로 책정했다. 동시에 관리가 편하면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실용적인 가구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패브릭 소재로 만든 DIY(Do it Yourself) 소파 ‘핸디 끌로드’가 대표적이다. 지난 8월 출시한 이 제품은 가죽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친환경 E0 등급의 자재를 넣어 아이들이 사용해도 해가 없도록 했다. 소나무와 버찌 원목을 사용했다. 방석이 쉽게 꺼지지 않고 착석감이 좋도록 이중 쿠션을 넣었다.

커버를 따로 분리해 물세탁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커버만 바꿔 다양한 콘셉트로 소파를 꾸밀 수 있다. 나사를 풀 필요 없이 손으로 바로 커버를 벗길 수 있다. 한샘은 이 제품 출시를 기념해 구매 후 한샘몰에 사진과 상품평을 올리면 ‘핸디 끌로드 스툴’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한샘은 생활 유형별로 가구 구성을 한 ‘2017 미리 보는 신혼집’ 캠페인을 열고 있다. 콘셉트를 다양하게 나눠 ‘대화가 넘치는 거실’, ‘카페처럼 감각적인 거실’, ‘효율적인 수납이 가능한 침실’, ‘외출이 즐거워지는 드레스룸’ 등 주제에 따라 30가지 유형에 달한다. 유형별로 한꺼번에 구매하면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했다. 한샘의 오프라인 매장에선 전문 코디네이터를 통해 3차원(3D) 시뮬레이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한샘 관계자는 “가구 스타일은 생활의 편안함과 안정감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다 꼼꼼하고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며 “가구 선택 경험이 적은 신혼부부는 한샘이 제안하는 인테리어 팁을 참고하면 보다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