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한방병원·애견캠핑장·동물납골당도 곳곳서 '성업'
'단순한 동물 아닌 가족'…1천만원 백내장 수술도 '감내'


수의내과, 정형외과, 성형외과, 산과, 피부과, 임상병리과, 이비인후과, 신경외과...
대부분 사람은 수의내과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병을 치료하는 일반 종합병원 진료과목들로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한 동물종합병원의 진료과목이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종합병원과 큰 차이가 없는 이같은 동물종합병원이 전국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동물한방병원과 애견 전용 사진 스튜디오, 동물 장례식장, 애견캠핑장이 성업 중인 것은 물론 반려견 전용 전원주택단지 조성까지 추진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확산하고 있다.

업종도 다양해 지고 있다.

◇ 애견호텔·카페는 이미 우리 동네에도…곳곳에 동물한방병원까지
애견호텔, 애견미용실, 애견카페 등은 이미 '구시대(?)' 반려동물 산업이다.

오래전부터 있던 '동물병원' 외에 요즘에는 애견 한방병원, 동물 재활의학센터까지 곳곳에 생겼다.

동물 안과, 동물 치과 등 전문 동물병원도 곳곳에서 문을 열었다.

서울에 있는 한 동물한방병원 관계자는 "건강이 좋지 않은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침도 놓고, 한약을 조제해 주기도 한다"며 "많은 사람이 반려동물을 데리고 찾아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려동물 병원비는 사람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비싸다.

사람과 달리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방병원도 마찬가지이다.

회사원 이모(43)씨는 10여년째 같이 사는 반려견의 백내장 수술을 놓고 고민 중이다.

양쪽 눈 수술비가 600만원에서 많게는 1천만원까지 예상된다는 동물안과 병원의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병원과 증상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사람들이 백내장 수술을 받을 경우 의료보험을 적용해 한쪽당 20만∼50만 원 선인 것을 고려하면 많이 비싼 수준이다.

그런데도 박씨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볼 때 반려견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가족이다.

백내장이 심해 걷지 못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

전문 병원에서 수술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영구차→입관→헌화→납골당'…사람과 똑같은 애견 장례식
경기도에는 현재 7곳의 동물 장묘허가업체가 영업 중이다.

김포에 있는 한 동물장례업체 홈페이지를 보면 반려동물의 장례 절차는 사람의 장례 절차와 차이가 거의 없다.

연락을 받으면 영구차가 가정을 방문해 죽은 반려동물을 옮기고, 입관→헌화→화장→유골수습 등 순서로 장례를 진행된다.

원하면 납골실에 안치도 가능하다.

업체 관계자는 "장례비용이 20만원 정도, 납골실 이용료는 1년에 1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요즘 무허가 업체가 많아 영업이 그렇게 잘되는 편은 아니라고 했다.

이 업체는 반려동물 장례를 위한 상조회도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의 상조업체와 마찬가지로 회원 가입을 하면 반려동물의 장례를 지원한다.

다른 동물 장묘업체들도 비슷하다.

최근에는 무허가 장묘업체들도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 애견펜션에서 반려견 전용 전원주택단지까지
반려동물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전용 펜션도 전국 곳곳에서 운영 중이다.

제주 한 애견펜션은 반려견을 동반하지 않으면 투숙이 불가능하고, 손님들은 동반한 반려견과 함께 입실할 수 있으며, 다양한 애견용품이 마련돼 있어 주인들이 별도로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고 홍보한다.

반려견주택연구소(소장 박준영)는 경기도 용인에 주택 구조와 조경 등을 반려견에 맞춘 전용주택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현재 분양 중이다.

수영장까지 갖춘 애견캠핑장과 애견 전문 사진 스튜디오도 많다.

근래에는 애견카페와 별도로 애견동반식당도 곳곳에 생겼다.

일부 식당에서 강아지 등을 동반한 손님을 받지 않자 생긴 새로운 식당이다.

이같은 업종 외에도 인터넷에서는 애견 음악 사이트, 애견 작명 사이트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애견 샴푸, 애견 놀이 용품, 애견 영양제 등은 이미 구하기 어렵지 않게 됐다.

네티즌들은 이같이 반려동물 산업의 종류가 급속히 늘어나자 앞으로 관련 산업이 어디까지 확산할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한 네티즌은 "반려동물 관련 산업이 업종 등에서 사람 관련 산업과 별 차이가 없다는 느낌이 든다"며 "한편으로는 이게 정상적인 방향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 정부·지자체 "미래산업으로 육성할 것"
반려동물 산업이 활발해 지면서 정부와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는 올 7월 개나 고양이, 햄스터 등 반려동물의 생산에서 유통, 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을 제도화하고 반려동물산업을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여주에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 중인 경기도도 지난해 1조8천억원 규모였던 반려동물 산업 시장 규모가 2020년 5조8천100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보고 지난달 초 반려동물 관련 산업에 대한 시장조사와 지원정책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에 들어갔다.

경기도 성남시는 등록동물 100만 마리 시대를 맞아 반려동물 놀이문화공간 외에 유기동물 보호실까지 갖춘 반려동물 문화센터 건립을 추진한다고 최근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반려동물 산업은 확실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이런 미래산업을 경기도 기업들이 선도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kw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