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지북' 통해 평가…금융시장선 "금리인상 시급 시사 내용 없다"
부동산경기에는 "대선 불확실성 영향"


미국 경제가 지난 7월과 8월 사이에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을 이어갔지만, 물가상승 압력은 미미했다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평가했다.

연준은 7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서 "대부분 지역에서의 경제 활동이 평균적으로 완만하게 확장됐다"고 밝혔다.

이어 연준은 "대부분의 (지역 연방준비은행 관할)지역에서 고용시장이 호조를 보였지만 임금 증가는 점진적"이었다며, "물가상승은 전반적으로 미미한 수준이 유지됐다"고 발표했다.

연준의 이런 평가는 연준 내부에서 이달을 포함해 언제든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언급이 여러 번 나왔지만, 지난 8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이 금융시장의 예상보다 낮은 15만2천 개에 그친 가운데 나왔다.

지난 6월 발표한 베이지북에서 연준은 "전반적으로 낙관적인" 전망을 토대로 "기업들이 현재 속도 또는 그보다 더 빠른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이날 나온 평가는 여전히 미국 경기 회복이 아직은 뚜렷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경제 분석가들은 풀이했다.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에는 "대부분 구역에서 전반적인 소비 지출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내용도 있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개인소비지출(PCE) 증가율은 0.3%였다.

월간 소비지출은 지난 7월까지 넉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연준이 중요한 물가 지표로 간주하는 핵심 PCE 물가지수 전년대비 상승률은 지난 7월에도 1.6%를 기록하며 5개월 연속 같은 값을 나타냈다.

연준은 물가 목표치로 2%를 제시하고 있다.

지난 7월과 8월 사이에 미국의 고용이 전반적으로는 호조를 나타냈지만 "많은 지역에서 기업들은 고급 공학기술 인력과 일부 건설관련 노동자의 빈 자리를 채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베이지북은 전했다.

미국에서 대통령선거를 앞둔데 따른 불확실성 때문에 일부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움츠린 상태라는 지적도 베이지북에 담겼다.

"여러 관할구역에서 부분적으로 오는 11월에 치러지는 선거를 둘러싼 경제적 불확실성 때문에 앞으로의 (부동산) 판매나 건설 활동에 대한 기대가 완만한 수준에 그쳤다는 보고가 전달됐다"고 베이지북은 밝혔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날 베이지북에서 하반기에 경제성장이 두드러지게 증가할 것이라거나 기준금리 인상이 시급함을 시사하는 내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은 지난달 26일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 경제정책회의에 참석해 "최근 몇 달간 금리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 의지를 더 강하게 보였다고 해석했다.

같은날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9월에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발표된 지난달까지의 월간 비농업부문 신규고용 증가량 평균치는 18만2천 개로 지난해 전체의 22만9천 개보다 적었고, 이는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추는 지표로 해석됐다.

이날 발표된 베이지북은 오는 20일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통화정책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 때 기초 자료로 쓰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미국 국채선물 가격 동향을 바탕으로 산출하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을 보면 9월 인상 확률은 이날 현재 18%로, 지난 2일 8월 고용동향이 발표된 직후보다도 더 낮아졌다.

12월 인상 확률은 52.4%로 9월 인상 확률보다 훨씬 높았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