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창조경제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정규봉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왼쪽부터),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 이낙연 전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건설산업 창조경제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식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렸다. 정규봉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왼쪽부터),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 이낙연 전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이태식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이 지방 중소 건설업체의 ‘원격 연구소’로 변신한다. 자체 개발한 고급 기술을 중소기업에 제공해 상용화한 뒤 각국의 수주 정보까지 제공, 중소 건설사의 해외 진출도 도울 계획이다.

6일 건기연은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경상북도, 전라남도와 ‘건설산업 창조경제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중소기업 부설 연구기관’으로 첫발을 뗐다. 이태식 건기연 원장은 “지방 중소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갖추고 해외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건기연이 보유한 전문 지식, 특허, 소프트웨어, 연구 장비 등을 이들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엔 이 원장을 비롯 이낙연 전남지사, 김관용 경북지사, 신상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정규봉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 새누리당 박명재·이철우·백승주 의원,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인화 국민의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건설기술연구원, 중소기업에 1400개 기술특허 넘겨 수출 돕는다
◆지방 건설사 기술경쟁력 키운다

건기연은 지난 4월 건설산업혁신센터를 출범시켰다. 건기연 보유 기술을 중소기업에 제공해 신제품과 신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조직이다. 소속 직원만 100여명에 이른다. 17개 광역자치단체를 방문해 지방 중소기업과의 접점을 찾아내는 것도 이들 몫이다. 건기연이 30년 넘게 쌓아 온 해외 건설 관련 네트워크를 지자체 및 지역 중소 건설사와 연결시켜주는 역할도 한다. 이 지사는 “지방 건설업계는 자금난과 인력난 속에 연구개발 분야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이런 가운데 건기연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 1400여개의 특허를 공유하고 지방 중소 건설업계를 지원해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혁신센터는 출범 뒤 저탄소 중온 아스팔트, 슈퍼콘크리트, 패시브 및 그린하우스 기술 등을 기업에 이전했다. 중소기업에는 일반 기술은 무료로, 최신 기술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 GAHC와 주영S&T에 작년과 올해 ‘패시브 및 그린하우스 기술’을 싼 로열티로 제공한 게 대표적이다. 이 기술은 건축물 외벽 등의 열손실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를 자체 생산해 건물의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기술로 창호를 생산 중인 GAHC는 연내 베트남에 제품을 수출할 계획이다. 건기연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연구소에도 기술 이전을 추진 중이다.

이번 전라남도, 경상북도와 맺은 협약서에 제시된 기술은 총 46건이다. 건설·건축·환경 분야에서 전라남도는 제로에너지 주거를 위한 융합 에너지 시스템 개발 등을, 경상북도는 산업 육성을 위한 산학연 매칭 프로그램 운영 등을, 건기연은 차세대 초고속이동체계 기반 기술 개발 등을 제안했다.

정성철 건기연 혁신센터장은 “수도권과 지방 기업의 기술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O2O 방식 부설 연구소도 운영

건기연과 지자체는 지역 중소 건설사의 제품 및 기술 경쟁력을 높인 뒤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들 업체의 해외 진출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는 “작지만 성공적인 스토리를 만들어 내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건기연은 중소기업에 해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해외건설협회와 손잡고 개발도상국 등 18개국의 사업 및 제도 데이터베이스도 구축 중이다.

건기연은 지자체가 건기연의 지원을 요청하면 원격 또는 현장 방문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온·오프라인(O2O) 방식의 ‘온라인 지자체 부설 연구소’도 운영할 방침이다. 정 센터장은 “O2O 방식은 지역에 오프라인 조직을 설치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대부분 업무 처리가 가능해 연구원 지방 분원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