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8월 신규 취업자가 15만명 증가했다고 미 노동부가 지난 2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보다 3만명 적지만 견조한 고용 증가세는 확인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실업률도 전월과 같은 4.9%로 나오면서 완전고용 수준을 유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 금리인상을 지지할 정도로 강력하지 않았지만 뜻을 접을 정도로 취약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좋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월평균 일자리 증가 수가 18만6000개로 지속적인 고용 증가세를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9월 기준금리 인상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던 8월 고용지표가 모호하게 나오면서 금융시장도 혼조세를 띠었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72포인트, 0.39% 상승해 9월 인상에 회의적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반면 채권금리는 장 초반 하락 후 곧바로 반등하면서 전날보다 0.04%포인트 오른 연 1.60%로 마감했다.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초반 0.5% 급락했다가 상승세로 돌아서며 0.2% 오른 95.88을 기록했다.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채권과 외환시장은 9월에도 금리인상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연방기금금리의 선물가격을 기준으로 금리인상 여부를 예측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는 이날 9월 인상확률을 26%로 예상했다. 전날 27%에서 고용지표 발표 후 12%까지 추락했다가 곧바로 회복했다.

월가는 물론 미국 중앙은행(Fed) 내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빌 그로스 야누스캐피털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고용지표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충분히 뒷받침한다”며 “9월 인상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9월 인상 확률을 40%에서 55%로 높였다.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연방은행 총재도 “고용시장이 몇 달 안에 크게 둔화하지 않는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니얼 타룰로와 라엘 브레이너드 Fed 이사는 최근 “금리인상 이전에 인플레이션율이 움직인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고 언급해 9월 인상 반대론을 펼쳤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도 지난달 “(금리인상에 앞서) 근원물가가 오르는 것을 보고 싶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8월 제조업 고용 부진으로 9월은 물론 연내 인상조차 어렵다고 전망했다.

무함마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