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진 LG전자 사장 "생활로봇까지 가전사업 확장"
"한진 물류대란, 블랙프라이데이 앞두고 우려 있다"
LG시그니처 美·유럽 이어 내년 中·아시아 출시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H&A사업본부장(사장)은 2일(현지시간) "앞으로 스마트홈과 생활로봇, 부품까지 가전의 영토를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날 '국제 가전전시회(IFA) 2016'이 열리고 있는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런 구상을 밝혔다.

LG전자는 단계적으로 ▲ 스마트씽큐 센서로 일반 가전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더하고 ▲ 새로운 스마트 가전을 확대 출시하는 한편 ▲ 스마트씽큐 허브 같은 스마트홈 허브, 사물인터넷(IoT) 액세서리를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또 스마트홈과 연계해 생활로봇 사업을 검토 중이다.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 콘텐츠를 통합해 고객이 필요한 로봇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조 사장은 로봇 사업의 영역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 랩 출신이 만든 소셜로봇 '지보', 노인들을 보살피는 로봇 등 생활에 유용한 로봇, 공항에서 길 안내를 해주는 B2B(기업 간 거래) 로봇 등 세 유형으로 구분했다.

조 사장은 "이것들을 어떻게 사업에 연결할지 지금 준비해나가는 과정"이라며 "생활로봇은 스마트 가전과 연계될 가능성이 커 H&A사업본부에서 미래의 로봇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 기회를 검토 중이며, 생활로봇뿐 아니라 빌딩용 서비스를 위한 로봇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 인천공항공사와 공항 이용객을 위한 로봇 서비스에 대한 MOU도 맺었다.

LG전자는 또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스마트씽큐 전구, 전력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씽큐 플러그, 움직임을 감지해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스마트씽큐 모션센서 등 새로운 액세서리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출시한다.

아울러 오픈 플랫폼, 오픈 커넥티비티(연결성), 오픈 파트너십 등을 앞세워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조 사장은 이와 관련해 "어떤 유통(채널)이 들어오고 어떤 통신사가 들어오든, 어떤 IoT와 연결이 되든 우리 제품과 다 같이 연결되도록 하겠다는 게 우리가 가진 모토"라고 설명했다.

'올조인' 등 다양한 IoT 플랫폼을 활용해 LG의 가전제품뿐 아니라 다른 업체 기기와도 연동시킬 방침이다.

LG전자는 오픈 커넥티비티를 위해 내년에 출시하는 모든 가전제품에 와이파이를 탑재하고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능·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초(超)프리미엄을 표방한 가전 브랜드 'LG 시그니처'를 연내 유럽과 북미에 잇달아 출시하고, 현지 거래선의 요청에 따라 내년에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 등에도 선보이기로 했다.

독일에 LG 시그니처 통합 체험존을 선보이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가전 매장은 물론 백화점, 고급 쇼핑몰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 진입할 예정이다.

저진동·고효율·고내구성 기술인 '센텀시스템'을 적용한 가전도 확대한다.

상반기 유럽에 센텀시스템 세탁기를 출시한 데 이어 냉장고와 건조기도 순차적으로 내놓는다.

빌트인(붙박이 가전) 사업도 강화한다.

7월 미국과 한국에 동시에 출시한 초프리미엄 빌트인 전문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3년 전 미국에 선보인 'LG 스튜디오'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신제품도 계속 공개할 계획이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연말까지 프리미엄 유통망을 중심으로 미국 내 100여개 매장에 진입하고, LG 스튜디오는 진입 매장을 1천개 이상으로 확대한다.

한편 조 사장은 최근 제기된 한진해운발 물류 대란 우려와 관련해 "현대상선 등에 자리를 확보하는 쪽으로 계속하고 있는데 다른 곳과 사정은 똑같다"면서 "줄 공간은 일정한데 여러 군데서 달려들면 코스트가 올라간다. 대안들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제일 문제는 미국"이라며 "미국에 생산기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하반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여러 프로모션을 할 물량 등 이벤트가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금년에는 에어컨을 원 없이 팔아봤다"며 "금년에는 저한테까지 에어컨을 사달라고 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였다. 라인 가동률을 130∼140% 돌려도 모자랐다"고 말했다.

또 고가의 가전인 LG 시그니처를 출시할 당시만 해도 "그 가격이면 진열하기조차도 어렵지 않겠나 생각했었다"라며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2∼5배 정도 반응이 좋다. 최근에는 생산을 못 해주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에 IFA 글로벌 마켓에 참여하면서 가전 사업의 포트폴리오가 어느 정도 완성됐다"며 "가전의 수직계열화가 완성됐다고 보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공급처가) 유럽 메이커일 수 있고, 중국, 터키 등이 될 수 있다"며 "우리 부품을 쓰다가 성능, 효율성이 좋게 되면 계속 우리 부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B2B 사업에서 부품의 비중을 현재 20% 정도에서 50% 정도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중국 가전업체들이 얼마나 추격해 왔는지에 대해 "만들고 설계하고 판매하는 이런 것들은 99% 따라왔다고 보인다"며 "다만 디자인을 형상화하거나 제품화하는 분야는 조금 뭔가 안 맞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조 사장은 "그럼에도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들은 상당히 위협적"이라며 "중간 가격대의 제품들은 위협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이면 LG전자에 몸담은 지 40년이라며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불혹이라는 숫자인데 그런 의미에서 LG전자는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도록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