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33차 교섭에도 제자리 걸음…미포 '추석 전 타결' 기대

같은 그룹의 '형제 조선소'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노사의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추석 직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 사업장 현대중공업 노사는 5월 10일부터 지금까지 32차례 임단협 교섭을 했지만 아직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노사가 각각 요구안을 내밀며 "수용하라"고 상대를 압박하고 있다.

노조 요구안은 사외이사 추천권 인정, 이사회 의결 사항 노조 통보,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전년도 정년퇴직자를 포함한 퇴사자 수만큼 신규사원 채용 등이다.

또 1년에 1회 이상 노조가 요구한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 해외연수, 임금 9만6천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직무환경 수당 상향, 성과급 지급, 성과연봉제 폐지 등도 있다.

사측은 조합원 자녀 우선 채용 단협과 우수 조합원 해외연수 및 20년 미만 장기근속 특별포상 폐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와 선택적 근로시간제 및 재량근로 실시 등을 노조에 요구했다.

특히, 임단협 과정에서 회사가 채권단에 제출한 조선위기 극복 자구안에 따라 희망퇴직, 일부 부서 분사 등 구조조정을 추진하자 노조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 쟁취'와 함께 '구조조정 중단'을 외치며 전 조합원이나 일부 구조조정 부서를 대상으로 매일 파업지침을 내리고 있다.

현대중공업 안팎에서는 노사협상이 해를 넘길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은 2015년 임금협상이 연말에 타결됐고, 2014년 협상은 2015년 2월 끝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단협 진행이 막힌 사이 그룹 계열사 '아우'로 여겨지는 현대미포조선 노사의 교섭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지난 1일 18차 임단협 교섭 후 노조가 "현안에 대해 큰 틀의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추석 전 마무리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다시 내는 것을 유보하기로 했다.

합법 파업권을 확보하는 절차를 미루고, 추석 전 타결을 위해 집중 교섭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앞서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고, 노사협상이 더 필요하다는 '행정지도' 명령을 받았다.

노조 관계자는 4일 "노사가 신뢰할 만한 결과를 어렵게 만들어냈다"며 "협상안을 빨리 심의하기 위해 매일 본교섭과 실무교섭을 열겠다"고 밝혔다.

추석 전 타결을 위해 다음 주중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9만1천468원(호봉승급분 별도) 인상과 성과급 250% + 추가, 수당(가족 수당, 자격증취득 수당, 직무환경 수당 등) 인상, 대학 학자금 확대, 조합원 3천명(현재 2천700여 명) 이상 유지, 성과연봉제와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