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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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노트 7 리콜, "지루한 애플 행사에 활력"
美 소비자단체 "삼성 美 CPSC와 공동으로 공식 리콜 절차 밟아야"


"삼성엔 최악의 타이밍이다. 그러나 애플엔 큰 선물이 됐다."

미국의 IT 전문매체들은 삼성이 배터리 결함이 발견된 갤럭시 노트 7을 전량 리콜하기로 한 데 대해 3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한목소리로 '최악의 시점'에서 발생했다고 표현했다.

삼성은 몇 주 전 갤럭시 노트 7을 내놓으면서 엄청난 찬사를 받았다.

가을 스마트폰 시장의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에 충분했다.

반면, 수많은 루머와 누설된 정보들을 종합해 보면 애플의 아이폰 7은 지난 2년 동안 사용했던 것과 거의 똑같은 일반적 디자인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헤드폰 잭 제거와 좀 더 커진 카메라 등은 과거 두 개의 아이폰 모델과 첫 눈에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전망이었다.

그러나 지난 2일 갤럭시 노트 7이 배터리 결함으로 지금까지 판매된 약 250만 대를 전량 리콜하거나 환불해 줄 것이라고 발표한 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7일 팀 쿡 애플 CEO의 행사는 매우 지루할 것으로 기대됐다"면서 "그러나 이제 샌프란시스코 행사의 타이밍은 애플에 매우 완벽한 시점이 됐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리콜 발표가 없었다면 애플은 삼성에 계속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삼성은 노트 7의 문제점을 고친 후에도 노트 7은 폭발할 수 있는 기기라는 흠집난 인식을 지우지 못할 것이며 이는 내주 아이폰 7의 데뷔를 앞둔 애플에는 선물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IT 전문매체 리코드도 "갤럭시 노트 7 리콜의 타이밍이 매우 불운하다"면서 "삼성이 리콜로 인해 금전적으로 얼마나 큰 손해를 볼지는 아직 예상하기 이르지만, 가장 큰 비용은 스마트폰 시장을 압도할 모멘텀을 상실한 것일 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소비자 보호 단체인 '컨슈머 리포트'는 이날 삼성이 미 당국과 공식적으로 리콜을 해야 한다며 삼성의 자체적인 리콜 실시를 강하게 비난했다.

컨슈머 리포트는 "삼성은 지난 2일 노트 7의 판매를 중단하고 이미 구매한 제품에 대해서는 모델을 교체해 줄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개입된 공식적인 리콜이 아니다"면서 "삼성은 소비자제품안전법의 규정에 따라 잠재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CPSC와 공동으로 작업을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컨슈머 리포트는 이어 "삼성이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힌 2일 이후에도 미국의 일부 매장에서 여전히 노트 7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한다"면서 "삼성은 즉각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와 함께 공식 리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이나, CPSC 어느 쪽도 코멘트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고 미국 IT 전문매체인 시넷이 전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