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째 '0%대 성장'
한국 경제가 2분기에 전기 대비 0.8% 성장했다. 소비와 투자가 증가했음에도 세 분기째 성장률 0%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75조336억원으로 1분기보다 0.8% 늘었다.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1.2%까지 올랐다가 4분기(0.7%)와 올 1분기(0.5%)에 이어 이번에도 1% 미만에 그쳤다.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0.7%)보다는 0.1%포인트 올랐다. 구체적인 성적을 봐도 1분기의 최악은 벗어났다. 민간소비가 1분기 0.2% 감소세에서 2분기 1.0% 증가세로 돌아섰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같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늘었다.

설비 투자는 전기 대비 2.8% 늘어나 1분기(-7.4%) 부진을 씻었다. 운송장비와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2014년 4분기(3.5%) 이후 최대 증가 폭을 나타냈다. 주택 경기 회복에 따라 1분기 6.8% 급증한 건설 투자는 2분기에 3.1%로 증가 폭이 줄었다.

수출은 1분기에 1.1% 감소했다가 2분기에 1.1% 증가세로 회복했다. 수입도 -3.1%에서 2.1%로 돌아섰다. 다만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증가하면서 순수출(수출-수입)이 전체 성장률을 0.3%포인트 깎는 효과를 냈다. 그 대신 내수의 성장 기여도가 1.2%포인트에 달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1분기 -0.2%에서 벗어나 2분기 1.2% 늘어났다. 제조업 성장률은 2014년 1분기(1.8%) 이후 가장 높았다. 유가가 2분기에 오르면서 석탄·석유제품과 화학제품 등의 부가가치가 늘어난 결과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음식숙박업 등이 호조를 보이면서 0.6% 성장했다.

다만 국민들이 실제로 벌어들인 소득인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4% 줄었다. 유가 상승으로 교역 조건이 악화한 데다 국민들이 해외에서 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실질 기준)이 1분기 1조2000억원에서 2분기 4000억원으로 감소하면서다. 실질 GNI가 뒷걸음질 친 것은 2014년 3분기(-0.2%) 이후 7분기 만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