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장관, 해운물류업계와 수출입 화물 비상대책 논의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화물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는 유럽 항로에 이르면 이달 둘째 주(12일부터 시작되는 주)부터 현대상선의 대체 선박이 투입될 전망이다.

앞서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운항하던 아시아∼미국 서부 노선에 8일부터 대체선박 4척을 투입하기로 한 바 있다.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은 2일 서울 여의도 해운빌딩에서 수출입 화물 비상운송대책 회의를 주재하며 "유럽항로도 현대상선 선박 9척을 투입해 이르면 이달 둘째 주부터 운항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인천∼베트남 항로는 장금상선이 대체선을 확보해 이날부터 서비스하고 있고, 다른 아시아 노선에도 국내 연근해선사에서 노선 조정을 통해 선박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장관은 "많은 노력에도 국내 1위, 세계 7위인 굴지의 선사가 정상화가 어렵게 됐다는 사실에 안타깝고 괴롭고 착잡한 심정"이라며 "수출입 중심의 우리나라 경제·무역 구조를 감안할 때 향후 2∼3개월간 협력업체 피해뿐 아니라 국가 수출입 물량 자체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31일부터 사흘간 세계 각국에서 선박 운항 중단 사태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외 항만에서 운항이 중단된 한진해운 선박은 45척이며 처리가 지연된 화물은 13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로 집계됐다.

김 장관은 "수출입 화물의 수송 차질로 화주들, 특히 중소화주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회의에 참석한 국적선사, 물류업계, 관계기관 등과 함께 모든 대응방안을 강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한익스프레스 등 물류업계와 현대상선, 흥아해운, 장금상선 등 12개 연근해선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수출입 운송 현황과 애로사항을 공유하고 선적 화물의 납기 내 인도 대책을 논의했다.

물류업체들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 이후 컨테이너 반·출입이 불가능해지고 육상운송을 수배하는 일까지 차질이 생겨 업무가 마비됐다고 토로했다.

한진해운의 영업 정지와 이 회사가 소속된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인 CKYHE의 운영 불안정으로 선복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급격한 운임 인상이 이뤄지고 있다고도 했다.

특히 고객사와의 계약을 이행하지 못해 엄청난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며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해수부는 부산과 인천에서 고박, 줄잡이, 검수, 검량 업체들의 작업비를 항만공사 등이 지급 보증하기로 함에 따라 작업이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부산신항에서 전날 오후 10시부터 대기 중이던 한진멕시코호(4천TEU급)와 한진저머니호(1만TEU급)는 고박 작업이 이날 오전 10시부터 재개됐고, 인천에서는 이날 오후 5시 송도신항에 입항한 PACITA호(4천650t급)에서 정상적으로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bry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