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자동화로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미국 기업들은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 보도했다.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진 기계를 조작할 인력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오하이오주(州)에 있는 교세라SGS정밀기계의 게리 밀러 인력교육 부장은 1년이 넘도록 전기공학 기술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컴퓨터 제어 방식의 50만달러짜리 장비를 여러 대 들여놨는데 기계공학 전공자를 구하지 못했다”며 “장비 조작이 예전보다 훨씬 어려워져 아무에게나 맡길 수도 없는 상황이라 걱정”이라고 말했다.

WSJ는 “이 회사가 겪는 문제는 미국 전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공장 운영자 10명 가운데 8명 정도가 원하는 기술 수준의 노동자가 없어 생산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컨설팅회계업체 딜로이트에 따르면 공장에서 엔지니어와 과학자를 채용할 때까지 평균 94일이 걸리고 숙련기술자를 구하는 데 드는 시간은 70일에 달했다.

공장 구인난은 제약과 항공분야에서 특히 심했다. 고학력 생산직 노동자가 많이 필요해지면서 고졸 이하 공장 직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전체의 53%에서 지난해 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학 이상을 졸업한 노동자 비중은 8%포인트 증가했다.

제조업 일자리가 월평균 35만3000개씩 생기면서 2009년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도 인력난을 더했지만 미국 공장들이 어려움을 겪는 근본 원인은 이른바 미스매치다. 노동시장에 있는 사람과 기업이 필요한 인력 간 숙련도와 학력 차가 너무 크다는 얘기다.

WSJ는 “고학력 숙련 노동자를 찾을 수 없는 것은 기업이 월급을 올려주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인력 구조 탓에 돈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도 많다”고 보도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