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인공위성을 탑재한 팰컨9이 1일 오전 (현지시간)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폭발했다. 스페이스런치리포트 제공
페이스북의 인공위성을 탑재한 팰컨9이 1일 오전 (현지시간) 미국 케이프커내버럴 기지에서 폭발했다. 스페이스런치리포트 제공
민간 로켓에 위성을 실어 아프리카 등 오지에 인터넷 서비스를 하려던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사진 아래)의 꿈이 불발했다. 전기자동차업체인 테슬라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사진 위)가 이끌고 있는 우주개발업체 스페이스X가 만든 로켓이 발사 준비 과정에서 폭발하면서 3000억원이 넘는 위성을 날려버렸다.

엘론 머스크 로켓 폭발에 날아간 저커버그의 큰 꿈
스페이스X는 1일 오전 9시7분께(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팰컨9 로켓이 엔진 가동 시험 도중 폭발해 싣고 있던 위성이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아프리카 등 오지에 인터넷을 보급하기 위해 쏘아 올리려던 통신위성이 피해를 봤다. 폭발은 2~3차례 이어졌으며 로켓 맨 위에 실린 위성은 완전히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머스크는 이날 사고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로켓에 추진제를 넣는 작업을 하다가 로켓 상단 산소탱크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올렸다. 사고가 난 로켓은 3일 발사할 예정이었다. 로켓에는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지역에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할 페이스북의 첫 인공위성 ‘아모스(AMOS)-6’가 실려 있었다. 저커버그는 2014년 인터넷닷오알지(internet.org)를 설립하고 “전 세계 사람을 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엘론 머스크 로켓 폭발에 날아간 저커버그의 큰 꿈
이번 사고로 페이스북의 프로젝트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케냐를 여행하던 저커버그는 사고 소식을 듣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륙을 넘어 많은 사업가와 모든 사람을 하나로 연결하려던 우리 위성이 파괴됐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이 좋게도 우리는 태양광 무인기 아퀼라 같은 다른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며 “위성을 통해 인터넷을 제공하는 노력도 계속하겠다”고 했다.

팰컨9이 상업 발사를 시작한 뒤 폭발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이날 폭발한 로켓 가격은 6200만달러(약 693억원), 페이스북이 이스라엘 스페이스컴에서 빌려온 위성 가격은 3억달러(약 3350억원), 임대료는 9500만달러(약 1062억원)로 총 4억5700만달러(약 5105억원)가 폭발과 함께 날아갔다. 이날 머스크가 이끄는 전기차 회사 테슬라와 태양광 패널 회사 솔라시티 주가는 각각 5.3%와 9.1% 떨어지면서 하루 동안 시가총액 3억9200만달러(약 4400억원)가 증발했다.

이번 사고로 스페이스X가 영업 전선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가 오는 11월 쏘아 올릴 통신위성 무궁화위성 5A호도 팰컨9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