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사회보험 확대·최저임금 인상 겹쳐 인건비 부담 상승

일본에서 10월부터 시급 1천엔(약 1만800원)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파트타임과 아르바이트 근로자를 많이 쓰는 슈퍼와 음식점 등이 '10월 위기설'에 휩싸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라 시급을 1천엔 안팎 주는 곳이 늘어나고, 사회보험 적용대상 근로자도 확대되면서 기업이나 사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선 사회보험(건강보험·후생연금) 제도를 보면 10월부터 종업원 501인 이상 기업에서 주 20시간이상 근무, 연수입 106만엔 이상 등에 해당하는 근로자로 대상을 확대한다.

지금까지는 연수입 130만엔 미만의 단시간근로자는 사회보험 대상이 아니었지만, 이번에 대상에 추가되는 근로자는 보험료를 내야 한다.

그에 맞춰 고용주의 보험료 부담도 커진다.

사회보장은 확대되지만 근로자 입장에선 당장 보험료 부담이 생기며 실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근무시간을 줄여 수입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사회보험료 납부 의무를 지지 않으려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종전에도 일부 근로자는 보험 대상에서 빠지려고 '130만엔 벽'에 맞춰 노동시간을 줄이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도쿄를 중심으로 영업하는 슈퍼체인 이나게야 집계에 따르면 파트타임 종업원의 약 4분의 1이 사회보험 적용 확대의 영향을 받아, 이들 가운데 53%가 노동시간을 줄일 예정이라고 한다.

새로 사회보험 대상이 되는 사람은 후생노동성 추산으로 25만명이다.

대부분이 주부다.

노사 절반씩 보험료를 부담하므로 기업도 고민이다.

하지만 기업은 일손 부족을 더 우려하기에 주부 파트타임 종업원이 많은 슈퍼나 음식점을 중심으로 추가 모집을 늘리기 시작했다.

비교적 주부 파트타임 사원이 적은 공장이나 대규모 양판점에서도 "가을 이후 본격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할 듯하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에 따른 채용경쟁은 임금수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최저임금도 10월부터 전국평균 25엔 오른 시급 823엔이 적용된다.

6월 기준으로 파트·아르바이트 구인사이트 'an'에 올라온 구인 안건 가운데 16%는 최저임금 수준을 밑돌았다.

지방은 더 많아 홋카이도의 경우 30%를 밑돌았다.

편의점 '세이코마트'를 운영하는 세코마는 "지금 급여 수준으로 50% 이상의 파트타임 종업원이 최저임금을 밑돈다"고 밝혔다.

24시간 영업하는 점포는 부담이 더 크다.

심야할증임금은 통상 시급에 일정액을 더해 계산하므로 주간의 통상임금을 올리면 심야 임금 인상액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일손부족이 심각한 개호(간병)·보육업계도 걱정이 크다.

리쿠르트잡스 집계를 보면 도쿄, 나고야, 오사카 등 3대 도시권 파트와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7월에 전년 같은 달보다 2.0% 오른 987엔(약 1만670원)이었다.

이미 1만원 시대다.

매년 일본에서는 시급이 연말 성수기를 향할수록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리쿠르트 측은 "이르면 연내에 평균 1천엔을 넘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시급상승에 맞춰 판매가격을 올리기도 하지만, 최근 일본에선 소비 위축으로 그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업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