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는 지분 회수 추진…소난골 상황 어려워 나온 '고육지책'

대우조선해양이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에서 받아야 할 10억달러(약 1조1천억원) 가운데 8억달러를 현금으로 회수하고 나머지는 주식으로 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난골이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받을 수 있는 만큼이라도 먼저 받아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겠다는 '고육지책'이다.

1일 채권단에 따르면 대우조선과 소난골은 드릴십(이동식 원유시추선) 건조자금 10억달러 가운데 2억달러를 지분 형태로 받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소난골이 대우조선해양이 인도한 드릴십을 관리하는 특수목적회사(SPC)를 만들면 대우조선이 이 회사 지분을 받아가는 형태다.

이런 방법은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드릴십 인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4∼18일 앙골라를 방문해 이달 30일 배를 인도하기로 하면서 논의한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세부적으로 협의할 사안이 남아 있어 SPC 지분 인수 방안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대우조선은 애초 지난 6월 말과 7월 말에 걸쳐 드릴십 2기를 소난골에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소난골의 자금조달 문제로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

대우조선은 무려 1조원의 대금을 제때 받지 못하면서 자금난에 시달려왔다.

지분으로 받는 인도금 20%를 바로 확보할 수는 없지만 80%라도 빨리 받는 것이 낫다고 보고 대우조선이 일종의 '양보'를 한 셈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장 2억달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유가가 올라가는 등 드릴십을 이용한 사업이 잘돼 SPC 가치가 상승하면 지분을 팔아 이득을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드릴십 관련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대우조선이 인도금 일부를 떼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