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국내선 수주 비율 10% 불과…"발주 끊긴지 오래"

채권단의 추가 지원이 끊긴 한진해운이 다른 살길을 찾지 못하더라도 당장 국내 조선업계가 입는 피해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1위 해운사가 사라지면 선박 발주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한진해운을 비롯한 국내 해운사는 경영 악화 등의 영향으로 이미 발주 능력을 상실한 지 오래다.

30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조선사가 국내 선사로부터 수주한 선박은 모두 25척(106만CGT)이다.

이는 국내 조선사가 작년 전 세계에서 수주한 248척(959만CGT)의 약 10%에 불과하다.

국내 선사보다는 외국 선사의 발주량이 국내 조선사 실적을 좌우한다.

국내 선사의 국내 조선사 발주는 2000년대 초반까지 별 실적이 없다가 2012년 38척으로 고점을 찍었다.

이후 국내 해운사의 유동성 위기와 글로벌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2013년 30척, 2014년 25척으로 줄었다.

올해에도 국내 선사는 조선업계의 수주 가뭄을 해갈하는 데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조선 대형 3사 중에는 현대중공업이 상반기 SK E&S로부터 수주한 LNG선 2척이 유일하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주요 해운사는 최근 몇 년간 신규 선박을 거의 주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2011년 한진해운으로부터 컨테이너선 3척을 수주했고, 대우조선은 정부의 특수선 발주를 제외한 순수한 국내 민간기업 발주는 2011년 현대상선이 마지막이었다.

국내 선사는 국제 선박시장에서도 큰손이 아니다.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선사의 전 세계 선박 발주는 15척(6억 달러)으로 발주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71% 줄었다.

한국 선사의 발주는 2013년 122척(48억 달러), 2014년 43척(16억 달러), 2015년 52척(40억 달러)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선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내 발주를 거의 안 해왔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국가 경제 전체로 볼 때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