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롯데그룹의 창업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2인자인 고(故) 이인원 정책본부장(부회장)의 빈소를 찾지 않기로 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한국경제 DB)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한국경제 DB)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세운 SDJ코퍼레이션의 관계자는 28일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이 부회장의) 조문 예정이 없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이 악화됐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건강이) 나빠진 것은 아니지만,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조문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의 장남인 신 전 부회장 역시 이 부회장을 조문하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 26일 이 부회장의 비보를 접하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 후 신 총괄회장의 복심으로 손꼽힌 인물이다.

신 총괄회장의 신임을 얻고 주요 요직을 거쳐 2011년 콘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본부장에 올랐다. 롯데그룹에서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순수 전문경영인으로 부회장 직함까지 단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지난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차남인 신동빈 회장을 지지, 신 회장의 최측근으로 관계를 정리했다. 신 회장은 전날 오전 빈소를 찾아 눈물을 흘리며 비통해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출석 예정이던 지난 26일 오전 7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부회장이 롯데그룹 임직원과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는 "롯데그룹 비자금은 없다. 신동빈 회장은 훌륭한 사람이다"는 내용을 담았다는 게 사정당국의 전언이다. 경찰은 이날 부검 후 자살로 결론내렸다.

이 부회장의 장례는 롯데그룹장인 5일장으로 치른다. 발인은 오는 30일 오전 7시30분이며, 장지는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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