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 통합 멤버십 서비스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포인트테크(포인트+재테크)라는 말이 나올 만큼 금융소비자의 관심도 커졌다. 하나금융그룹(하나멤버스), 신한금융그룹(신한판클럽), 우리은행(위비멤버스)이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KB금융그룹도 다음달 출시할 예정이다.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포인트를 모아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금융회사별로 큰 차이가 없지만 주요 서비스 내용을 뜯어보면 장·단점이 있다.
금융그룹 '멤버십 대전'…서비스 내용 살펴보니
하나멤버스는 지난해 10월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만큼 이용자 수가 가장 많다. 26일 현재 약 610만명이다. 다른 통합 멤버십 서비스에 비해 현금화가 쉬운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나멤버스 포인트인 하나머니(1머니=1원)는 1만머니 이상 쌓으면 KEB하나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으로 바로 찾을 수 있다. 1머니 이상만 돼도 본인 계좌로 입금해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유통·화장품 등 다른 업종 포인트와의 교환 폭도 가장 넓다. 하나멤버스는 아모레퍼시픽 신세계 CJ그룹 에쓰오일 등 6개사와 포인트를 교환할 수 있어 다른 금융회사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

위비멤버스는 출시 시기는 늦지만 편의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위비멤버스는 별도로 앱(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고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원터치개인·위비뱅크·위비톡 등 우리은행 앱 어디에서나 연결돼 바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초기 실행에 걸리는 시간이 다른 통합 멤버십 서비스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또 위비멤버스 포인트인 위비꿀머니(1꿀머니=1원)는 하나머니처럼 1만꿀머니 이상이면 ATM에서 출금할 수 있다.

기존 모바일 플랫폼 금융상품과의 연계성도 위비멤버스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예컨대 위비꿀모아정기적금은 우리은행의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에서 출시한 위비꿀머니 적립 특화 상품이다. 위비멤버스 고객이 이 상품에 가입하면 적금 기본금리에 적금 적립금액의 1%를 위비꿀머니로 준다. 기본금리는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이면 연 1.6%, 2년이면 연 1.65%다.

신한판클럽은 신한카드에서 기존에 제공하고 있는 마이신한포인트를 신한은행 등 계열사로 확대한 형태다. 신한판클럽은 SK텔레콤 통신 데이터 이용권과 음원 이용권을 포함한 각종 디지털 콘텐츠 구매, 스타벅스 커피 쿠폰 등 비(非)금융 서비스로까지 사용처를 확대했다. 180개사가 입점해 있는 신한카드 올댓쇼핑몰을 통해 생활 밀착형 소비도 가능하도록 했다.

22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를 기반으로 한 만큼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가맹점 수가 가장 많다. 온·오프라인 가맹점 약 35만곳에서 마이신한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통합 멤버십 서비스를 활용하면 계좌 보유 고객이 아니더라도 계열사와 연계한 다양한 금융상품 마케팅 등으로 고객 외연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을 앞두고 고객 이탈을 막고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지만 아직은 서비스 강화보다는 가입자 유치 경쟁에 무게중심이 쏠린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