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에 506㎞ 주행…전기차 한계 돌파 '테슬라 쇼크'
미국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모터스가 한 번 충전으로 315마일(약 506㎞)을 달리는 전기차를 공개했다. 이 전기차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까지 속도를 높이는 데 2.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테슬라는 기존 전기승용차 ‘모델S’(사진)에 신형 배터리를 장착해 주행거리를 늘린 P100D를 출시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자동차업계에선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전기차 주행거리가 최소 300마일(약 480㎞)을 넘어야 소비자들이 본격 구매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다.

모델S의 최대 주행거리는 476㎞였는데 이번에 업계 처음으로 주행거리 500㎞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았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기존 배터리보다 10% 이상 힘을 내는 100㎾h 용량의 신형 배터리를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모델S P100D는 300마일 이상 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역대 양산된 모든 자동차를 통틀어 세 번째로 가속력이 좋은 차”라고 강조했다.

모델S P100D는 2.5초 만에 시속 60마일을 낼 수 있다. 이탈리아 슈퍼카인 페라리의 최상급 모델 ‘라페라리’와 독일 포르쉐의 ‘918스파이더’ 외에는 가속능력 적수가 없다는 게 테슬라의 주장이다. 모델S P100D의 최고 속도는 공개하지 않았다.

테슬라 측은 “라페라리와 918스파이더는 대당 판매가격이 100만달러(약 11억원)를 넘고 한정판이어서 쉽게 구입할 수도 없지만 P100D는 훨씬 저렴한 가격에 소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승차 인원이 두 명인 이들 스포츠카와 달리 성인 다섯 명과 아이 두 명까지 탈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P100D의 가격은 13만5500달러 이상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직전 모델인 S90D의 가격은 12만5000달러였다.

이날 테슬라는 신형 배터리를 적용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 P100D(7인승)도 함께 선보였다. 이 차는 세단형보다 무거워 2.9초 만에 60마일 속도를 낸다. 한 번 충전에 289마일을 갈 수 있다. 테슬라는 새 전기차를 1주일에 200대 정도 생산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국제 유가가 하락해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줄었다”면서도 “테슬라가 300마일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를 공개하면서 업계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고 평가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