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의대 한방바이오 창업보육센터에서 이창언 교수와 기업연구원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대구한의대 한방바이오 창업보육센터에서 이창언 교수와 기업연구원들이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화장품으로 글로벌 기업을 키워 내고 있는 대구한의대 한방바이오 창업보육센터(센터장 이창언 교수)에는 50여개의 화장품 및 바이오 기업이 입주해 있다. 100여개의 화장품 기업도 지원·육성하고 있다. 이 센터에는 20여개 기업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입주만 했다 하면 몇 년 안에 글로벌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양에 본사를 둔 중국 내 화장품 기업으로 5개의 공장과 1만개의 점포를 가진 신생활그룹(대표 안봉락). 이 회사는 대구한의대 지원을 받아 중국의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대표 기업이다. 2004년 1000억원대 기업에서 20배 이상의 성장을 거듭해 거대 화장품 시장인 중국에서 연간 매출 4조원대, 중국 내 10위권 화장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과학자, 전문가들이 품질 상을 수여하는 몽드셀렉션에서 금상을 수상한 코스메랩(대표 박진영)도 이 센터 가족 기업이다. 국내 대표 화장품 기업들도 진입하기 어려운 일본 요코하마 소고백화점, 오사카 긴테쓰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일본 시장을 휩쓸고 있다.

[경북 신도청 시대] 대구한의대 한방바이오 창업보육센터, 글로벌 화장품기업의 산실
대구한의대 한방바이오 창업보육센터가 경산을 새로운 화장품 생산 수출기지이자 세계적인 화장품산업 혁신클러스터로 바꾸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화장품 약리학과를 신설한 대구한의대는 화장품·제약·바이오산업 선도대학으로 프라임 사업에 선정됐다.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지역과 산업의 미래를 바꾼 코스메틱 클러스터의 세계적인 혁신 성공 사례다.

대구한의대는 2000년 화장품과 의약품을 결합시킨 새로운 개념의 고기능성 화장품으로 ‘닥터코스메틱’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낸 이지함 화장품과 G2스킨, 화장품업계에 뛰어든 지 2년 만에 여드름 전용 화장품으로 3억여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휴먼코스메틱 등 수많은 화장품 기업을 육성했다. 비결은 입주 기업들의 창업, 소재 개발, 연구개발(R&D), 생산시설 설계컨설팅, 시설 및 장비 활용, 인력 교육, 해외 시장 진출 등 화장품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지원 기관이기 때문이다.

대구한의대의 이런 성공적인 기업 지원이 알려지며 화장품 기업들이 경산으로 몰려들자 경상북도는 대구한의대, 경산시와 함께 제2의 정보기술(IT)산업인 화장품산업 육성에 나섰다. 대구한의대와 경상북도, 경산시는 지난 1월 글로벌 K뷰티 화장품산업 육성 선포식을 가졌다. 경산 R&D특구에 16만㎡ 규모로 30여개 기업이 입주하는 글로벌 코스메틱 산업지구를 2018년 말까지 조성한다. 대구한의대 앞에 내년 10월까지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 센터도 설립한다. 대구한의대는 화장품 종합대학 설립을 추진 중이며 중소·중견기업 클러스터를 구성해 해외 마케팅 지원 등을 본격 추진한다. 이창언 센터장(대구한의대 바이오산업대학장)은 “포항의 방사광 가속기와 울진의 해양바이오연구원, 포스텍 IT바이오융합 파트와의 협력 등 경북의 신산업 강점을 살려 세계 어떤 지역도 따라올 수 없는 산업 육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레알, 시세이도, 에스티로더 등 세계적 기업들과 한국의 화장품 기업들이 함께 협력하는 체계도 갖출 계획이다.

로레알 등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은 스위스의 방사광 가속기를 활용해 프리미엄 화장품을 출시해 왔다. 이 센터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대구한의대와 포항의 가속기를 활용하기 위해 여러 가지 협력을 제의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화장품산업은 10년 내 수출 규모 100억달러 이상의 유망 산업으로 성장할 전망이어서 수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경북과 한국의 수출을 구할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들을 육성하면서 이 대학 출신 학생들도 글로벌 화장품 기업의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은 “경상북도, 경산시와 함께 유치한 글로벌코스메틱 비즈니스지원센터를 통해 뷰티산업 분야 세계 최고의 클러스터를 만들어 내는 데 대학이 가진 모든 역량을 집중해 청년 취업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경산=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