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엔 회복된다더니…20개월째 수출 부진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수출이 이달 중순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최장 마이너스 기록이 20개월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액은 224억4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225억1600만달러)보다 0.3% 줄었다. 20일까지 조업일수는 15.5일(토요일은 0.5일로 간주)로 작년 같은 기간(14일)보다 1.5일이 많았음에도 수출액이 소폭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조업일수를 감안해 산출한 하루 평균 수출액 기준으로는 9.9% 감소했다.

월별 수출액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19개월 연속 감소했다. 월간 수출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지난 6월 수출액 감소폭이 1년 만에 가장 작은 2.7%로 좁혀지며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듯했지만 7월 들어 다시 10.2%로 확대됐다.

정부는 이달 수출 마이너스 행진이 끝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교역량이 점차 늘고 있는 데다 이달 조업일수가 작년 8월보다 이틀 많기 때문이다. 수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의 주형환 장관은 최근 “8월 이후부터 하반기 전체로 보면 한국 수출이 플러스로 반전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달 중순까지 조업일수가 전년 대비 1.5일 많음에도 수출이 감소함에 따라 8월 전체 수출액이 증가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 유가 회복세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원·달러 환율 1100선이 붕괴되는 등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수출에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품목별로는 반도체(6.9%), 철강(7.5%), 선박(5.5%), 자동차부품(8.8%) 등의 수출이 늘었다. 반면 무선통신기기(-12.2%), 석유제품(-32.3%), 액정디바이스(-14.0%), 승용차(-3.3%) 등은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홍콩(42.3%) 대만(38.4%) 등의 수출이 증가했고, 중국(-3.4%) 미국(-4.4%) 유럽연합(EU·-9.1%) 등은 감소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