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과 달리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등급을 ‘정상’으로 고수하던 산업은행도 결국 ‘요주의’로 한 단계 내릴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여신 건전성 분류 재조정을 위한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론을 낼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이 올해 상반기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데다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이 재무제표에 ‘한정’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이미 대우조선에 대한 여신 등급을 대부분 요주의로 강등한 상태다.

은행은 대출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에 따라 여신 건전성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나눈다. 정상은 대출자산에 대한 충당금으로 0.85%만 쌓으면 되지만 요주의로 분류하면 7~19%로 충당금 적립을 늘려야 한다. 대우조선의 여신건전성을 요주의로 분류하면, 신용공여액이 약 5조원 수준인 산업은행은 상반기 결산에서 35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