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소통창구 자청…국회서 하루 5.7km 걷기 강행군도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취임 3주년을 맞았다.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3년 8월 21일 전임 손경식 회장의 후임으로 잔여임기를 수행했고 지난해 3월 25일 만장일치로 제22대 회장에 추대·선출됐다.

만 3년 활동한 박 회장은 대한상의를 앞으로 1년 반 더 이 이끌게 된다.

박 회장은 취임 첫해에만 해외출장 50회, 비행거리 27만9천㎞를 찍어 화제를 낳기도 했다.

박 회장은 지난 3월 두산그룹 회장직을 조카인 박정원 회장에게 승계함으로써 그룹 총수로서의 책임을 내려놓았다.

대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경제단체의 맏형인 대한상의를 이끄는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

박 회장이 가장 힘쓰는 분야는 기업문화 혁신이다.

그는 우리 기업 문화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대한상의가 맥킨지와 함께 국내 100개 기업을 조사해봤더니 우리 기업이 상명하복·야근 등 후진적 문화에 병든 상태가 심각한 수준으로 조직건강이 '빨간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박 회장은 "기업들은 전 분야에 걸쳐 혁신이라는 말을 놓고 모든 걸 바꿀 수 있는지 검토해봐야 한다.

주말이나 밤늦게까지 일하는 관행, 전근대적인 상명하복·가부장적 기업문화도 모두 혁신 대상"이라고 했다.

대한상의가 정·재계 소통 허브로서의 역할도 맡겠다고 자처하고 나섰다.

박 회장은 20대 국회 개원 이후 2주 사이에 6차례나 국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정세균 국회의장을 비롯해 각 당 대표, 주요 상임위의장을 찾아다녔고 지난 6월 24일 하루에만 국회 안에서 5.7km를 걷는 강행군을 펼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당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대표, 심상정 대표 등 여야 대표들을 모두 초청해 중장기 경제 어젠다를 놓고 허심탄회한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경제활성화 입법 촉구운동도 박 회장의 못내 아쉬운 과제다.

최종 서명인원이 약 200만명에 달했고 15대 국회 폐원 직전에 마지막 간곡한 호소까지 했지만 끝내 경제활성화 입법은 지난 국회에선 이뤄지지 못했다.

박 회장은 올해도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입법 드라이브에 혼신을 다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중국, 체코, 멕시코, 우간다, 케냐, 몽골 비즈니스 포럼을 주도하는 등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외교에 빠짐없이 동참했다.

아울러 하계 CEO 프로그램인 제주포럼은 통찰과 힐링의 가족포럼으로 대폭 개편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경제계 포럼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회장은 "상공인의 경제적 지위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도 높이는데 역점을 두겠다"면서 "상공인들이 먼저 더 노력해야 하며, 법보다 기준이 높은 선진규범의 울타리를 만들어 스스로에게 적용하고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김영란법 발효를 앞두고 김앤장 등 6개 로펌과 손잡고 기업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이런 취지에서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