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코오롱의 하반기 핵심 과제는 혁신기술 및 미래 먹거리 발굴이다. 경쟁사를 앞서는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미다. 차세대 소재와 바이오신약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을 생산하기 위한 핵심 소재인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 생산설비에 882억원을 투자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소재다. 유리처럼 강도가 세면서 수십만 번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다. 기존 폴리이미드 필름은 투명하지 않아 스마트폰 등에 활용하기 어려웠는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최초로 투명한 폴리이미드 필름을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접는 스마트폰 외에 말았다가 펼칠 수 있는 ‘롤러블(rollable) 디스플레이’, 종이처럼 벽에 쉽게 붙일 수 있는 ‘월(wall) 디스플레이’ 등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에 적용할 수 있다고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설명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 폴리이미드 액상소재 국산화를 위한 개발 작업도 하고 있다. 투명 폴리이미드 액상소재를 활용하면 대형 투명 창을 컴퓨터 모니터처럼 사용할 수 있다. 투명 폴리이미드 사업을 총괄하는 강충석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는 “이번 결정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의 미래를 내다본 공격적 투자”라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장벽을 구축해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은 자동차 소재 시장을 공략하는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달 멕시코에 에어백 쿠션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매달 수십만개의 에어컨 쿠션을 만들 수 있는 규모의 공장이다. 이곳에서 만든 제품은 여러 완성차업체의 멕시코 공장에 공급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의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17년간 신약 개발을 위해 뚝심을 갖고 투자한 바이오 사업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인보사는 퇴행성관절염 치료를 위한 세포유전자치료제다. 수술적 치료 없이 무릎 관절강에 주사로 약물을 투여해 치료할 수 있다. 시술이 간편하다는 게 장점이다. 식약처의 최종 승인이 나오면 내년 국내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3상 준비 중인 인보사의 미국 임상시험을 추진한 뒤 바이오신약 후보군을 더 늘리는 등 세계적 바이오 신약회사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