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공개한 이후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50% 이하로 낮아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연준의 회의록 공개 이후 연방기금금리선물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기대는 54.8%에서 46.4%로 급락했다.

금리선물시장 트레이더들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12%, 11월은 16%, 12월은 48%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전날 공개된 회의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 시기를 두고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면서도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당장 9월에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지만, 성장과 고용, 물가상승률 전망에 관해 더 강한 의견일치가 있기 전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회의록의 결론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FOMC는 회의록에서 "위원들은 정책적 선택지를 열어놓고 경제지표 등 새로 들어오는 정보에 정책의 스탠스를 맞추는 유연성을 유지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음 FOMC가 9월 20∼21일로 예정된 가운데, 7월 FOMC 이후 나온 경제지표들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7월 고용지표는 강세를 보였지만, 소매판매와 물가지표는 약세를 나타내 연준 위원들의 분열로 금리 인상이 향후 몇 달간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주 연준을 구성하는 연은 총재 중 주요인사 상당수가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듯한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의 측근인 윌리엄 더들리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6일 미국 경제전문방송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9월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가능하다"면서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다시 부각했다.

중도파로 FOMC의 컨센서스가 바뀌면 곧잘 의견을 바꾸는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같은 날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가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작아지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고공행진을 가속화했다.

달러화 대비 엔화환율은 오전 한때 달러당 100엔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