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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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라국제도시에서 한양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청라국제금융단지, 청라시티 타워 등 청라국제도시 랜드마크 건설에 한양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가 신도시 핵심 시설 개발을 주도하는 것은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한양은 인천에 본사를 둔 회사답게 앞으로도 인천 지역 개발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청라 대표 건설업체 한양

올해로 창립 43주년을 맞은 한양은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6년 시공능력평가에서 22위를 차지했다. 2007년 47위에 그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빠르게 상승 중이다. 외형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2007년 매출은 4170억원 수준이지만 2013~2015년 3년간 연평균 매출은 1조2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룹의 후광을 입는 건설사가 아니라 독립 건설사로서는 보기 드문 성장세다.

한양은 그동안 랜드마크 건물을 많이 지었다. 서울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예술의전당, 경기 과천 서울랜드, 경기 평택 액화천연가스(LNG)기지 등 대한민국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시설들이 한양의 작품이다.

이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은 주택과 토목, 공공건축 부문으로 이뤄진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다. 주택시장이 침체돼도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아파트 일변도인 다른 중견 건설업체와 다른 점이다.

한양은 아파트 브랜드 ‘한양 수자인’으로 유명하다. 올해는 전국 8개 단지에서 5790가구의 아파트를 공급했거나 공급할 예정이다. 경기 수원시 호매실지구와 시흥시 은계지구 등에서 올해 분양한 3개 단지(2775가구)는 100% 계약을 완료했다. 19일엔 청라국제도시 5블록에서 ‘청라 국제금융단지 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 아파트 1534가구를 공급한다. 한동영 한양 사장은 “한양이 주축이 돼 개발하고 있는 국제금융단지에 국내외 투자자본이 들어오고 기업들이 자리 잡으면 도시 내 다른 개발사업들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공급뿐 아니라 도시 조성사업 전반에 걸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3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청라국제도시(인천시 서구 경서·연희·원창동)는 국제금융단지 조성, 랜드마크 빌딩 건립 등의 대형 개발 호재를 바탕으로 순항하고 있다. 국제도시 조성 목표 연도(2018년)를 2년 앞둔 현재 계획인구(9만명)의 93%인 8만3534명이 거주하면서 자족도시로서의 기반을 마련했다. 약 1조2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국제금융단지 개발사업도 해외 부동산업계와의 투자협약을 바탕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의 또 다른 삼각축인 송도국제도시(인천 연수구), 영종하늘도시(인천 중구)와 비교해도 계획인구 달성률과 개발사업 진행률이 높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서(西)청라 시대’ 도래

청라국제도시는 모두 1782만㎡ 규모다. 서울 여의도 여섯 배 크기의 계획도시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인천시, 한국농어촌공사 등이 시행하고 있다. 총 6조7000억여원을 투자해 주거·업무·금융단지와 관광레저시설, 첨단산업시설이 어우러진 비즈니스 중심도시로 개발 중이다. 전체 기반시설의 90%가량의 공정이 끝났다. 2018년 도시조성사업이 마무리되면 9만명(3만3000가구)이 거주하는 자족도시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청라국제도시 개발축은 서쪽으로 옮겨 가고 있다. 동쪽 주택 밀집 지역 개발은 거의 완료됐다. 요즘은 서쪽 업무 지역으로 개발이 확산되면서 ‘서(西)청라 시대’ 개막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청라국제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빌딩으로 계획된 ‘청라시티타워’ 개발사업이 대표적이다. LH는 청라국제도시 호수공원 복합용지 총 3만3000㎡에 국내에서 가장 높은 453m 타워와 쇼핑·문화시설 등 복합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의 청라시티타워 사업자 공모를 공고하고 다음달 20일까지 사업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앞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주관한 사업자 공모가 수차례 유찰된 이후 LH가 발주 권한을 이양받아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고 있다. 한양 컨소시엄은 이 공모에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약 3032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동북아 비즈니스 중심지 목표

한양은 청라국제도시 A5블록과 B4·5블록 일대 15만9000㎡에 계획된 청라국제금융단지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한양이 주축이 된 청라국제금융컨소시엄이 1조2000억여원을 들여 2025년까지 단지 안에 국제업무시설, 금융시설, 공동주택(아파트), 비즈니스호텔, 백화점을 짓는 사업이다. 중국부동산금융연합회와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투자자본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연내에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인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등의 정보기술(IT) 인프라 시설이 한데 합쳐진 통합데이터센터가 준공될 예정이어서 국제금융단지 조성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내년에는 하나금융그룹의 본사, 글로벌인재개발원, 금융경영연구소, 통합콜센터 등이 들어서는 2단계 사업도 마무리된다. 연간 4800억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와 280억원 규모의 세수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청라국제도시엔 다른 개발 호재도 풍부해 한양이 추진 중인 개발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인천시, LH 등은 5000억여원을 들여 청라국제도시와 영종하늘도시를 4.85㎞ 길이의 교량으로 잇는 ‘제3연륙교’ 건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천시는 지난 6월 제2연륙교 기본설계용역 착수 보고회를 여는 등 사업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신세계가 16만여㎡ 대지에 짓는 복합쇼핑몰 건립도 추진되고 있다. 쇼핑몰 안에는 쇼핑·문화·레저시설이 함께 조성된다. 차병원그룹도 청라국제도시 2블록에서 의료전문병원, 전문의과대학, 노인복지시설, 의료관광호텔이 들어서는 ‘청라 의료복합타운’ 조성 청사진을 내놨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